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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열리는 시장에선 큰 놈보다 빠른 놈이 최고다

창업에도 기술이 있다면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창업 기술자’로 분류될 게다. 그가 2015년 말 설립한 클라우드 관리 스타트업 베스핀글로벌은 최근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수십억원 규모가 일반적인 시리즈A(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에서 170억원이란 돈을 끌어모았다는 점, 투자를 주도한 곳이 중국 레노보 계열의 대형 벤처캐피탈인 ‘레전드캐피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창업 달인’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구글이 유튜브 사들인 것도 그 때문
3년 전 호스트웨이 3000억에 매각
새 회사 세워 레노보서 170억 유치

이 대표는 1998년 미국에 세운 웹호스팅 업체 ‘호스트웨이’를 2014년 3000억원에 매각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육성기관)인 스파크랩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6일 서울 역삼동의 공유 오피스 스파크플러스에서 만난 이 대표에게 잇단 창업 성공의 비결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타이밍”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일 서울 역삼동 스파크플러스에서 만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클라우드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더 많은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베스핀글로벌]

6일 서울 역삼동 스파크플러스에서 만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클라우드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더 많은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베스핀글로벌]

시리즈 A로는 상당히 큰 금액이다.
“최근 2~3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인 것 같다. 중국(레전드캐피탈)과 미국(알토스벤처스) 벤처캐피탈들의 참여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레전드캐피탈을 통해 중국 고객을 발굴할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
 
그들이 왜 투자했을까.
“클라우드 시장이 폭발적이어서다. 기업용 정보기술(IT) 시장은 현재 2000조원 수준이지만, 사물인터넷(IoT)이 본격화하면 4000조원대로 성장할 거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기업에선 IT가 핵심 영역이 아니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만 만들고, IT는 계열 SI(시스템 통합) 회사에 맡겼다. 앞으론 모든 회사에서 IT가 핵심 역량이 된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모두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생존을 결정한다. 때문에 아웃소싱하던 IT 업무를 빠르게 내부화하고 있다.”
 
이미 대기업 고객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SK텔레콤 같은 곳들이다. 이들 회사도 다 SI 계열사가 있지만 독자 생존을 택했다. 당장 클라우드로 옮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인데, SI가 기술을 축적하길 기다릴 수가 없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업체들이 빠르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데 이미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긴 늦은 게 아닐까.
“전혀. 클라우드는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하는 단계다. 전체 IT 시장을 놓고 보면 아직 5% 정도밖에 클라우드로 전환하지 않았다.”
 
기업용 IT 시장에 스타트업이 설 자리가 있나. 아마존·MS나 시스코·오라클 같은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는 분야 아닌가.
“그런 선입견을 갖는 사람이 많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선 큰 놈보다 빠른 놈이 세다. 구글이 왜 2년 밖에 안 된 유튜브를 인수했을까. GM은 왜 1년 반 된 무인차 회사 크루즈를 1조2000억원에 샀을까. 신규 시장이 열릴 땐 속도가 그만큼 중요해서다. 시장이 급변할 때 빨리 뛰는 건 스타트업이 가장 잘한다. 우리가 데이터센터로 아마존과 경쟁할 순 없지만, 각 기업에 맞춤형 클라우드 전략을 짜주는 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장은 기술 장벽이 높아 아무나 창업할 순 없지 않나.
“한국에 대기업 전산실 소속 IT 인력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은 대기업 전산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다 안다. 그런데 나와서 창업을 안 한다. 이런 사람들이 창업해야 한다. 미국은 20대 창업 못지 않게 40대 후반 창업자들이 많다.”
 
웹호스팅 업체를 차려 키운 것, 클라우드 시대를 내다보고 적절한 때에 매각한 것, 다시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일으킨 것을 보면 시장을 잘 읽는 것 같다.
“사업하는 사람은 늘 타이밍을 읽어야 한다. 사업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타이밍이다. 그래서 늘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난다. 떠오르는 시장에 들어가면 얼추 분위기만 맞춰도 성장한다. 포화된 시장에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자리 걸음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에서 앞으로 유아용품 시장이 클까, 실버용품 시장이 클까. 지금은 작아도 앞으론 실버용품 시장이 더 크게 돼 있다. 그럼 이 쪽에 투자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아기를 좋아하니까 유아용품 사업을 한다는 식의 결정이 창업 시장엔 많은 것 같은데.
“잘못된 결정이다.”
 
타이밍 다음으로 중요한 건.
“열심히 일해야 한다. 1년 365일, 쉬지 않고 고교 3년생처럼 죽도록 매달려서 10년을 버텨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 중 잘된 사람들은 대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승부욕을 갖고 덤벼들어야 한다.”
 
스파크랩을 통해 스타트업도 육성하고 있다. 한국 창업 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지나친 비관주의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매우 훌륭하다. 그에 비해서 사회 전반에 피해의식이나 초조함이 너무 많다. ‘헬조선’이라는 비하도 그렇고. 이미 한국서 가장 똑똑한 사람 1%는 창업을 하려는 시대가 왔다고 본다. 이제 똑똑한 상위 30%가 용기를 내서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이한주 대표는
 
● 1972년 서울 출생
● 1985년 미국 이주
● 1992년 시카고대 입학
시카고대 생물학부 박사 과정
● 1998년 호스트웨이 설립,
세계 5대 웹호스팅 회사로 성장
● 2013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공동설립
● 2014년 호스트웨이 아메리카 매각 뒤 한국 정착
● 2015년 베스핀글로벌 설립(12월)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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