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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반려동물 1000만 가구시대 애견팔자도 양극화…호텔로 피서가는 애견, 동물보호센터서 주인 기다리는 애견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잔디밭에서 산책을 하는 애견들. 박진호 기자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잔디밭에서 산책을 하는 애견들. 박진호 기자

 
아침엔 잔디가 깔린 푸른 정원을 산책한다. 점심은 양고기로 배를 채우고, 목욕 후엔 건조기가 자동으로 몸을 말려준다. 저녁엔 호텔 방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특급호텔을 찾은 피서객의 얘기가 아니다. 애견호텔을 찾은 강아지의 일과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 넓은 잔디밭과 1견 1실 시설 갖춘 애견호텔 생겨
속초엔 애견호텔, 펜션 함께 운영하는 곳 생겨 하루 평균 문의만 10건

경북 성주스파랜드 전국 최초 애견호텔과 애견 수영장 운영해 인기
반면 제주는 지난해 유기동물보호센터엔 3027마리의 유기견 들어와

 
지난 6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동면 만천리의 한 애견호텔. 기자가 호텔 입구로 들어서자 10여 마리의 강아지가 넓은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잔디밭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나무로 만든 놀이시설 등이 설치돼 있었다.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잔디밭에서 산책을 하는 애견들. 박진호 기자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잔디밭에서 산책을 하는 애견들. 박진호 기자

 
호텔 안쪽에선 강아지들이 양고기로 만든 간식을 먹고 있었다. 욕실에서 목욕을 마친 강아지가 300만원 짜리 건조기에 들어가 몸을 말리고 있다.
 
지난달 10일 문을 연 호텔엔 가로 120㎝, 세로 180㎝ 크기의 방 11개가 마련됐다. 생긴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피서철을 앞두고 반려견을 맡기려는 견주(犬主)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가격은 반려견 크기와 시기에 따라 하루에 1만5000원에서 3만5000원 선이다.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내부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 내부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에 투숙중인 반려견. 박진호 기자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에 있는 애견호텔에 투숙중인 반려견. 박진호 기자

 
최근 호텔을 두 차례 이용한 정영훈(34·강원 춘천시)씨는 “애견카페에 맡기면 강아지가 좁은 실내 공간에만 있어 마음이 불편했다”면서 “애견호텔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야외공간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300만원 짜리 건조기에 몸을 말리는 반려견. 박진호 기자

300만원 짜리 건조기에 몸을 말리는 반려견. 박진호 기자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를 맞아 최근 바닷가와 강·호수·계곡이 있는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애견호텔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푸른 동해와 설악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속초시 노학동에도 지난 1일 애견호텔이 생겼다. 6600㎡ 부지에 넓은 잔디밭이 있는 이 애견호텔은 피서철을 앞두고 견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 내부 규모는 396㎡로 최대 20마리까지 묵을 수 있다. 이 애견호텔은 펜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강원도 속초시에 생긴 애견호텔. [사진 개편한 세상]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강원도 속초시에 생긴 애견호텔. [사진 개편한 세상]

 
'개편한 세상'을 운영하는 이미진(35·여)씨는 “바다와 가까운 곳에 애견호텔을 만들어 놓으니 피서철을 앞두고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10건 넘게 걸려 온다”고 말했다.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강원도 속초시에 생긴 애견호텔. [사진 개편한 세상]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강원도 속초시에 생긴 애견호텔. [사진 개편한 세상]

 
경북 성주군 초전면 용봉리 성주스파랜드엔 전국 최초로 애견수영장과 놀이시설을 갖춘 애견호텔이 지난 5월 말 생겼다. 이곳엔 가로 5m, 세로 6m의 애견 수영장이 있어 피서객이 애견과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애견호텔이 있어 견주들은 강아지를 맡기고 일반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스파, 찜질방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호텔은 1견1실로 2대의 홈 캠까지 설치돼 있어 24시간 반려견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음성 전달도 가능해 반려견에게 말도 걸 수도 있다. 가격은 애견시설만 이용할 경우 6000~7000원이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수영장과 스파·찜질방을 이용하려면 추가로 입장료 25000원을 더 내야 한다. 이 시설은 입장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이홍석 성주스파랜드 애견사업부팀장은 “5월 말 문을 연 뒤 한 달 만에 200여 명이 반려견을 데리고 스파랜드를 방문했다”면서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아 점점 더 이용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최충일 기자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최충일 기자

 
반면 최근 제주에서는 버려지는 개들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견은 2014년 1909마리에서 2015년 2071마리, 지난해 3027마리로 2년 새 58.6% 늘었다. 올해는 6월까지 2279마리의 유기견이 입소해 2014년과 2015년의 전체 유기견 수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견 2279마리 가운데 새 주인을 찾아 분양된 개는 375마리, 원주인을 찾은 개는 278마리에 불과했다. 842마리가 안락사, 356마리는 자연사했다. 나머지 300마리는 센터에서 보호 중이다.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최충일 기자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최충일 기자

 
유기견을 분양받기 위해 제주도 동물보호센터를 찾은 제주 이주민 김진우(36·경남)씨는 “일부 이주민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다 다른 지방으로 다시 떠나면서 개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반려견은 필요할 때만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닌 만큼 분양받은 이들은 개를 끝까지 키울 수 있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를 찾은 제주도민이 유기견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6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를 찾은 제주도민이 유기견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

 
늘어난 유기견이 들개로 야생화한다는 점도 문제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초등학교에는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3회에 걸쳐 들개 2마리가 들어와 동물체험장 철망을 입으로 물어뜯은 후 안에 있던 사육동물들을 물고 도망갔다. 들개의 습격으로 토끼 5마리와 닭 7마리가 죽고 동물체험장은 폐쇄됐다.
 
유기견들이 떼를 지어 한라산 중에 몰려다니며 등산객을 위협하는 등 최근 3년 사이 제주에서 10건의 유기견 피해가 접수됐다.
제주 동물보호센터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 동물보호센터 전경. 최충일 기자

 
개를 학대한 사건도 사회 문제화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개를 차량이나 오토바이 뒤에 줄로 연결한 뒤 끌고 다닌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서 한 남성이 개를 차에 매달아 놓는 등 동물 학대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물학대 현장이 찍힌 사진을 토대로 학대 피의자를 확인하고 목격자를 찾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제주시 내도동의 한 도로에서 한 노인이 자신의 오토바이에 개의 목줄을 묶은 뒤 끌고 다녀 결국 죽게 한 ‘제주 백구 학대사건’이 SNS 등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성철 제주도 동물보호담당은 “늘어나는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는 13억원을 들여 동물보호시설을 확장하고 기존 2명의 수의사 외에 진료 전문 수의사 1명을 추가로 배치한 부속동물병원을 이달 중 개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춘천·제주=박진호·최충일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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