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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직접 밝힌, '스파이더맨'을 또 볼때 알아두면 좋은 10가지

[스파이더맨: 홈커밍 홈페이지]

[스파이더맨: 홈커밍 홈페이지]

마블의 수퍼영웅 '스파이더맨'을 다룬 새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지난 5일 국내 개봉했다. 개봉 직후 영화를 본 이들이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번 영화의 번역은 황석희 번역가가 맡았다. 작년 국내에서 개봉한 또 다른 마블 히어로 영화 '데드풀'(2016)의 우리말 번역을 맡은 번역가이기도 하다. 황석희씨는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N차 관람객'(몇 번이나 되풀이해 영화를 보는 관람객을 의미)을 위한 작은 팁들을 소개했다. 단, 아래 내용은 영화 내용에 대한 누설이 포함돼 있다.
1. 자막에 이모지가 있다
황석희씨는 앞선 번역 후기 글을 통해서도 이를 소개한 바 있다. 그는 블로그에서 "이건 워낙 알려져서 아시는 분이 많을 것 같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쓴다"며 "초반에 피터가 해피에게 문자 보내는 장면에서, 후반에 교내방송 인터뷰 중에 한 학생이 흥분해서 말할 때"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나 소셜미디어에서나 보던 이모지가 영화 자막에 들어가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니 집중해 보면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호랑이 탈의 의미
황석희씨에 따르면 영화 속 학교 장면에서 동물 탈을 쓰고 뛰어다니는 배우가 있는데, 이는 호랑이 탈이다. 호랑이는 영화 속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마스코트다. 원작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힘내! 기운 내!"라는 의미로 호랑이가 포함된 말을 하는데, 바로 이것과 관련이 있다.
3. '피똥 파커'
극중에서 플래쉬가 주인공을 놀리는 장면에 쓰인 번역 "피똥 파커!"는 원문에서 "Penis Parker!"라고 나온다.
황석희씨는 "피똥으로 번역한 이유는 이게 아주 전형적인 아이들의 놀림 방식이기 때문"이라며 "전세계 어디든 아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가지고 놀린다"고 밝혔다.
4. ATM 강도 장면의 위트
극중에서 주인공이 ATM 강도들과 싸울 때 전광판에 등장하는 광고 문구 '명의 도용당하셨습니까? 우리에게 맡기세요'는 짝퉁 어벤져스에 대한 유머다.
5. '툼스'의 심리
황석희씨에 따르면 영화의 첫 장면에서 툼스가 딸의 그림을 보며 얘기할 때 "그래도 미래가 밝은데?"(The kid got a future)라고 하자, 툼스가 어벤져스 타워(토니 스타크의 건물)를 올려다보며 "두고 봐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우리 같은 흙수저에게 쟤들처럼(어벤져스) 미래가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는 식의 냉소가 담긴 툼스의 심리묘사다.
6. '슈트 누나'의 비밀
극중에서 인공지능으로 등장하는 '슈트 누나'는 배우 제니퍼 코넬리가 목소리 연기를 했다. 코넬리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마블 세계관의 또 다른 영웅 '비전'을 연기하는 배우 폴 베타니와 부부 사이다. 양웅 비전의 탄생에 인공지능 '자비스'가 깊게 연관돼 있는데, 결국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공지능인 슈트 누나와 자비스는 부부 사이인 셈이다.
7. '요잇!'
여객선에서 주인공이 악당들의 열쇠를 빼앗으면서 내는 소리를 황석희씨는 "요잇!"으로 번역했다.
 
황석희씨는 "이건 의성어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단어"라며 "'Yoink'라는 단어고, 누군가를 속이거나 골탕먹였을 때 신나서 하는 소리"라고 밝혔다. 우리말 '요잇'과 영어 단어의 발음 '요잉크'가 비슷해 작은 재미를 주는 지점이다.
8. '해피'의 뉘앙스
극중 등장인물들 사이의 대화 뉘앙스에 대한 풀이도 곁들였다. 황석희씨는 "초반에 차 타고 가면서 피터가 "근데 왜 이름이 해피예요?"라는 장면이 있다"며 "여기서 대사의 뉘앙스는 '맨날 이렇게 짜증만 내고 인상 찌푸리는데, 왜 남들은 아저씨를 해피라고 불러요?'다"라며 영화 이해에 도움말을 남겼다.
9. '개판치다' 번역의 속 뜻
극중에서 토니 스타크가 주인공에게 "네가 개판쳤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대사의 원문은 '개'와 '성관계' 의미를 갖는 문장이지만, 일을 그르쳤음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황석희씨에 따르면 영화에서도 해당 대사를 한 스타크가 이 직후 '개를 진료소에 데려다줬다'거나 '잡종개를 데려다 키웠다'는 둥 개와 관련한 얘기를 한다. 스타크가 원문에 있는 '개'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이용해 다음 말을 한 것이다.
 
황석희씨는 "뒷 대사에 '개' 얘기로 빠져서 어떻게든 개와 연결시키려고 '개판'이라는 단어를 찾아냈다"며 "저도 번역 중 갑자기 개 얘기가 나와서 당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10. 데드풀
극중 아이들이 강당에서 스파이더맨의 정체에 대해 말할 때 이런 대사가 나온다. "가면을 벗으면 맨얼굴은 화상이 엄청 심하다거나." 황석희씨는 "이건 '데드풀'을 떠올리게 하는 감독의 위트"라고 소개했다.
 
영웅 데드풀은 온몸이 일으러져 얼굴까지 가면을 쓰고 다니는 인물로 나온다. 데드풀은 스파이더맨과 친한 영웅으로 꼽힌다는 점을 생각하고 보면 해당 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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