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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ㆍ200년 장수기업으로 살아 남기 위한 전략은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는 업(業)을 오래 이어간 기업, 이른바 ‘장수기업’이 흔하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년 이상 장수기업은 일본이 3113곳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독일(1563개), 프랑스(331개)가 있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창업 100년이 넘은 기업이 7개 업체(두산ㆍ동화약품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ㆍ몽고식품ㆍ광장ㆍ보진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ㆍ기술ㆍ직원만족’ 등 다양한 장수비결  
1846년 독일 예나에 설립된 ‘칼 자이스’(Carl Zeiss)는 현존하는 광학기기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다. 고품질 현미경 렌즈 개발부터 시작해 반도체, 자동차ㆍ기계공학 산업, 안경ㆍ카메라 렌즈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칼 자이스의 주력 사업은 현미경 연구 장비다. 전 세계 관련 기업 중 유일하게 광학현미경, X레이 현미경, 전자현미경 등 광범위한 영역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칼 자이스가 장수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간단하다.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이를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는 점이다. 현미경을 사용하는 물리학자 등의 기초과학 연구자와 산업계 전반의 의견은 제품 R&D 과정에 반드시 반영한다. 고객 요청에 따른 별도의 맞춤형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매년 본사에서 ‘자이스 캠퍼스 프로그램’이라는 공식적 직업훈련 프로그램(OJT)을 열고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목조 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의 설립연도는 578년이다. 설립자는 백제 사람이며 목공 기술자 유중광(곤고 시게미츠ㆍ金剛重光)이다. 유중광은 593년 일본 최고(最古)의 사찰 시텐노지(四天王寺)를 건립했다. 일본 고베에 위치한 이 사찰은 1995년 10만 채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고베 지진에도 끄떡없었다. 이후 일본에선 “곤고구미가 흔들리면 일본 열도가 흔들린다”는 말이 생겼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사회가 서구화함에 따라 곤고구미가 거둬들이는 사찰 건립 수익도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1980년대 말 버블경제의 붕괴로 말미암아 곤고구미는 타격을 입었다. 결국 2006년 1월 일본 중견 건설업체 ‘타카마츠 건설’에 회사 영업권을 넘겨주는 형식으로 흡수 합병됐다. 하지만 주요 사찰의 관리와 보수는 여전히 곤고구미에 의해 이뤄진다. 곤고구미의 장인정신과 사찰건축 전문 기업의 자존심은 1400년을 넘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KT&G의 전신 1883년 ‘순화국’
국내에선 1896년 문을 연 박승직상점을 모태로 한 두산이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1883년 개화파 주도로 한국 역사상 최초의 담배제조소인 ‘순화국’이 설립된 사실을 국내 학계에서 발겼다. 순화국은 근대 조선의 출발점인 1876년 개항 이후 사양식 연초를 제작하고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영ㆍ공영 기업이다. 오늘날의 KT&G가 지닌 역사가 따지고 보면 130년이 넘는다는 의미다.
 
KT&G 관계자는 “회사의 역사를 지속하기 위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사 이후 5년마다 3주간의 휴가를 제공하는 ‘리프레시 휴가제도’는 KT&G만의 독창적인 휴가 제도다. 회사에서 7일의 특별 휴가를 제공하고, 연차 8일을 함께 사용하게 해 총 3주간 쉴 수 있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휴가를 신청할 시 무결재 통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휴가 중인 근무자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릴리프(Relief) 요원제’도 도입했다. 릴리프 요원제는 대체 인력 없이 자리 비우기 어려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휴가자를 대신하는 전문 근무인력을 상시로 운영하는 제도다.  
 
또 자녀 양육을 위한 육아휴직을 기존 1년에서 2년까지 확대함으로써 출산ㆍ육아휴직 연속 사용 시 아이 한 명당 최대 3년까지 휴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광태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명문장수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체로 존경받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비용 최소화를 통한 이익최대화가 아니라 성과를 직원ㆍ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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