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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1970년은 인류 역사 이례적인 고성장기…경제 태평성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로버트 J 고든 지음
이경남 옮김 
생각의힘 
 
김환영 논설위원 whanyung@joongang.co.kr
 
 
우리나라 경제의 고성장기는 대략 1973년에 끝났다. 그후 우리는 중성장기를 거쳐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국민·유권자 대부분이 이러한 경제 성장의 역사적 전환을 잘 모르는 것을 이용한 사람들이 있다. 80년대말 이후 우리 정치권은 지금의 여당이건 야당이건 중·저성장 경제환경을 집권당을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삼았다.  
정치인들의 터무니없는 장미빛 공약에 속지 않으려면 경제성장의 역사와 메커니즘에 대한 책을 읽어둘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사를 다룬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가 안성맞춤이다. 미국  경제성장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시기·지역·소득계층·산업부문과 같은 각론차원에서도 분석한 방대한 저작이다.  
저자인 로버트 J 고든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거시경제·사회경제)는 미국 경제학계의 거물이다. 지난해 블룸버그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 목록에서 36위로 선정했다. 고든 교수가 펼치는 주장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870~1970년은 인류 역사에서 이례적인 고성장기였다. ‘특별한 세기(special century)였다.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냈다. 특히 1950~1960년대 미국에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 그때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향수 속에 살아있는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이다. 다시는 그러한 태평시대가 오지 않는다. 인류 역사에서 경제 고성장은 비정상적이다.  
석기시대부터 180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0.00002퍼센트였다. 1870년의 생활 환경은 2017년보다는 중세시대에 더 가까웠다.  4명 중 1명은 유아기에 사망했다. 50살까지 살면 운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불을 밝히는 것은 전기가 아니라 양초와 고래 기름이었다.  
1870년 이후 등장한 전기·내연기관·자동차·합성직물·의약품·냉장고·전화기가 고성장기를 추동하며 특히 1940년까지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1940년대에 지은 아파트에도 상수도·하수도·가스레인지·냉장고·전화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있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특별한 세기’에 등장한 발명은 대부분 “한번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다. 1940년 이후에 등장한 것들 중에 극적으로 생활을 바꾼 것은 에어컨·TV·인터넷 정도다. 1940~70년은 혁신적 생활환경 변화의 성숙기였다. 1970년부터 성장과 변화의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로봇·3D프린팅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고성장기를 개막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든 교수에 따르면 절대 그럴 일 없다.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소위 ‘혁신적’인 변화는 제2차 산업혁명기인 1870~1970의 변화에 비하면 결정적이지 않다. 예컨대 수세식 화장실과 스마트폰, 혹은 전기와 컴퓨터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버릴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꿀 것이지만 자동차가 처음 출현했을 때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저자는 아예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는다.
고든 교수는 젊은 세대가 교육·건강·경제력의 면에서 부모 세대보다 못한 첫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에 대해 ‘기술낙관주의자(techno-optimist)’는 ‘터무니없다’고 반응한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고든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저성장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대비하는데 필요한 이 책에 대해 크루그먼은 “독자들은 과거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J 고든 위키피디아 소개 페이지 en.wikipedia.org/wiki/Robert_J._G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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