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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 "적폐 탁현민 청와대서 쫓아내라" 집단 요구

“탁현민을 즉각 퇴출하라!”
 
 
7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든 40여 명의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회원들이 ‘탁현민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중앙포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중앙포토]

여성단체들은 탁 행정관의 여성관을 문제삼고 있다. 탁 행정관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진다』, 『탁현민의 멘션s』에는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당하는 기분이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학창 시절 임신한 여선생님이 섹시했다’와 같은 표현이 담겨 있다.
 
여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SNS에서 ‘탁현민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7542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여연은 “우리의 요구안을 서명과 함께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탁 행정관은 지난 5월 자신의 여성관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사퇴하라는 여성단체들의 요구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탁 행정관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요지부동인 상태다.
 
탁 행정관과 청와대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비판의 화살이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안김정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이 ‘젠더 의식’을 갖고 제대로 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려면 탁현민을 즉각 경질하는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심미섭 페미당당 대표도 “나라를 책임진다는 청와대가 페미니즘에 당당하지 못하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도 자리 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준호 기자

 
이번 정부 들어 공직 후보자의 여성관이 문제가 된 사례는 또 있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 ‘몸을 팔려는 여성이 있고 성적 본능을 제어하기 힘든 사내가 있는 한 매춘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을 썼다가 논란이 됐다. 그는 42년 전 상대방 몰래 혼인 신고를 했던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자진사퇴했다.
 
이때만 해도 여성계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법무 장관으로 지명된 뒤 16일 자진사퇴하기까지 여성단체들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를 놓고 여성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와의 ‘허니문 기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대해 한 여성단체 대표는 “논란이 된 책을 꼼꼼히 살핀 뒤 성명을 내려 했는데, 본인이 돌연 사퇴해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가 이런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일시 귀국한 그는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젊었을 때 철없던 시절에 한 일인데 안타깝다. 뉘우치고 열심히 하면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탁 행정관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당장 여연 측은 또 “청와대 안팎의 탁씨 지인들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남성문화의 오래된 적폐를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철없는 사람에게 의전을 받으려고 선임행정관으로 발탁해 세금으로 봉급을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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