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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현충원에 부친 이장하면서 ‘머리 자르기’ 들은 박지원…“여당대표 답게 배려할 줄 알아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5묘역에서 열린 부친 독립유공자 박종식(1911∼1948) 선생 안장식(이장)에 참석, 묘소로 입장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5묘역에서 열린 부친 독립유공자 박종식(1911∼1948) 선생 안장식(이장)에 참석, 묘소로 입장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6일 오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은)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가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할 때, 박 전 대표는 부친 유해를 안장하기 위해 대전현충원으로 가던 길이었다. 박 전 대표에 따르면 “(전남) 진도 선영에 모셨지만 잦은 멧돼지 출몰로 묘소가 자주 파손돼 이장을 결정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부친 박종식 선생은 1929년 광주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5묘역에서 열린 부친 독립유공자 박종식(1911∼1948) 선생 안장식(이장)에 참석, 허토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5묘역에서 열린 부친 독립유공자 박종식(1911∼1948) 선생 안장식(이장)에 참석, 허토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폭우 속에 안장식을 마친 박 전 대표는 김유정 당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나도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은 아버님을 현충원에 모신 날이니 참기로 했다”며 “이런 날 꽃은 보내지 못할망정…”이라며 말을 흐렸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침묵’했지만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은 정국을 뒤흔들었다.
국민의당은 당일 오후 “‘추’자가 들어간 건 다 안 된다”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불참을 선언했다. 추 대표의 사퇴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결위에서 추경안을 상정하려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이미 불참을 확정한 가운데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 추경안을 상정하려던 민주당으로서는 ‘비빌 언덕’이 사라진 셈이였다. 당장 민주당 원내사령탑인 우원식 원내대표가 “(발언 취지를) 나도 잘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충남·세종 민심경청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입을 굳게 다문 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충남·세종 민심경청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입을 굳게 다문 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다. 7일 국민의당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면 추경은 물론 정부조직법도 개정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3자인 바른정당까지 나서 “협치에 앞장서도 부족한 사람이 판을 깨는 언행을 하고 있다”(주호영 원내대표), “추미애 여당이 발목 여당이 됐다”(하태경 최고위원)는 질타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의 발언이 ‘수위’를 넘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많다. 대선 패배에 녹취록 조작까지 겹치며 창당 후 최대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에 대해 집권당 대표가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녹취록 조작은 중대 범죄이고, 검찰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할 수는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특정 인물을, 그것도 전직 지도부를 ‘머리’라고 규정하는 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전 장관도 6일 JTBC 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추미애 대표에 대해 한 마디 하겠다”며 “무너지는 담벼락에 돌 던지지 마라”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추 대표가 ‘야성(野性)’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여당 대표는 정국 운영의 큰 그림을 설계해야 하는데, 자꾸만 대여 투쟁하는 야당 대표처럼 전선(戰線)에서 존재감을 키우려고 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추 대표는 여전히 물러설 기색이 없다.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네거티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추 대표가 ‘대야 투쟁’이라는 이색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갈수록, 여권 대표로서의 무게감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여당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자칫 청와대의 독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청와대에도 민주당에도 좋지 않은 수순이다.
추 대표는 민주당은 제1당이긴 하지만 야당의 도움 없이는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는 120석 정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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