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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10~15도 … 에어컨 필요 없는 별천지 ‘보령 냉풍욕장’

관광객들이 담요를 감고 보령시 성주면에 있는 냉풍욕장 안을 걷고 있다. [사진 보령시]

관광객들이 담요를 감고 보령시 성주면에 있는 냉풍욕장 안을 걷고 있다. [사진 보령시]

여름이 되면 더 시원해지는 별천지. 1년 내내 동굴에서 일정한 온도의 시원한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있다. 충남 보령시 냉풍욕장 얘기다.
 
보령시 청라면 성주산 자락에 자리 잡은 냉풍욕장은 연중 10~15도를 유지한다. 폭염이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15도를 넘지 않는다. 기자가 찾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 냉풍욕장 내부 온도는 11.8도였다. 지하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여름철인 요즘 냉풍욕장 안과 밖의 온도는 10~20도 차이가 난다. 밖이 더울수록 안에서는 추위를 더 느낀다. 기온 차로 인해 찬 공기가 따뜻한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공기가 서로 순환하면서 바람이 발생하고 밖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바람은 더 세게 분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선호(65·경기도 안성시)씨는 “먼저 다녀간 지인들이 ‘굴에 들어갈 때 점퍼를 입어야 한다’고 해서 믿지 않았는데 사실이었다”며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온종일 나온다니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냉풍욕장은 보령지역 광산의 역사를 갖고 있다. 차령산맥 줄기인 성주산은 한때 무연탄 생산으로 보령 지역 경제를 이끌 만큼 효자 노릇을 했다. 전국 무연탄의 13%가량이 성주산에서 채굴됐다. 하지만 석탄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989년 덕성광업소를 시작으로 1992년 영보탄광이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보령시와 직원들은 광산이 폐광되고 난 뒤 이용방법을 고민하다 연중 불어오는 찬바람을 이용해 양송이 재배를 시작했다. 그러다 한여름 주민들을 위해 입구를 잠깐 개방했는데 반응이 좋아 지난해부터 7~8월 두 달간 정기적으로 문을 열게 됐다.
 
냉풍욕장 바람은 지하 300~400m 폐광에서 올라온다. 굴 길이는 5㎞가량으로 폭은 2.7m, 높이 2.3m였다. 요즘은 초속 6m의 바람이 굴 속에서 하루종일 나온다.
 
보령시는 무더위가 일찌감치 기승을 부리자 올해 냉풍욕장을 예년보다 이른 지난 20일 개장했다. 지난해 폐광기금 32억원을 들여 폐갱도(32m) 보강과 터널 리모델링을 하고 냉수 체험시설도 마련했다.
 
냉풍욕장 옆에는 양송이버섯을 재배하는 시설이 들어서 있다. 폐광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이용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보령 냉풍욕장은 보령시에서 36번 국도를 이용, 청양 방면으로 가다 청보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2㎞가량 올라가면 나온다. 10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용가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입장료는 무료다.
 
보령농업기술센터 이민옥 팀장은 “광산이 문을 닫은 지 25년이 지났기 때문에 먼지 등도 전혀 발생하지 않아 바람도 좋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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