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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길 위의 행복

길 위의 행복
-조정권(1949~)
  
마음을 저축하면
이자가 붙나
마음을 투자하면 두 배가 되나
  
아니다 마음을 헌금하는 거다
꽃에다 별에다 새에다 샘물에다 이슬방울에다
피라미에다
길에다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면서
길에다 헌금하는 거다  
  
‘마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나를 지배하고 있기에 나의 온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 시는 온통 마음인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시를 쓸 수 있는가? 시는 코드 위반, 결국 코드를 바꾸어서 절세미녀 같은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 마음을 저축이라는 경제적 코드에, 헌금이라는 종교적 코드에 연결시켜서 조정권 시인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정체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마음을 꽃에 새에 온 우주에 헌금하면서 세속화된 나를 좀 신성화시켜 보자는.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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