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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뜻깊은 남북 정상회담 제안 …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6일 베를린의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을 의식해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화시킬 계기가 된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육성을 통해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 대통령은 또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며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제안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과연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반도의 운명을 남북이 주도권을 갖고 풀자는 게 핵심이다. 평화체제 달성을 위한 네 가지 제안도 눈에 띈다. 추석 성묘 등 이산가족 상봉,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7월 27일 휴전협정 64주년에 맞춰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남북 간 대화 재개 등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북한 붕괴를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으며, 인위적 통일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3대 불가 원칙’도 밝혔다. 이번 제안이 2000년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 비견할 수 있는 ‘신(新) 베를린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문 대통령의 제안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 구체적 결실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국제적인 대북 압박 분위기 속에 나온 문 대통령의 요구가 한국의 일방적이고도 낭만적인 바람을 담은 게 아니냐며 평가절하될 우려도 있다. 이 제안이 자칫 허공 속 메아리가 될지 모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에 앞서 열린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못하도록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이견을 노정하는 한계를 보였다. 시 주석은 “한국은 중국의 정당한 우려를 중시하고,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 장애를 제거하라”고 말해 사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상견례 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예정보다 긴 시간 동안의 허심탄회한 대화, 상호 초청과 양국 동반자 관계의 격상 합의를 통해 이번 한·중 회담은 첫 단추는 무난히 끼웠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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