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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스키 타다 내려와 호수에 풍덩 … 계절이 공존하는 곳

유럽 소도시 여행 ③ 첼암제
잘츠부르크주의 소도시 첼암제. 호수 옆 도시라는 이름 그대로 둘레 11㎞의 호수를 품고 있다. [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잘츠부르크주의 소도시 첼암제. 호수 옆 도시라는 이름 그대로 둘레 11㎞의 호수를 품고 있다.[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80㎞ 떨어진 작은 도시 첼암제(Zell am See)는 이웃한 도시 카프룬(Kaprun)과 묶여 ‘첼암제 카프룬’으로 불리는 휴양 도시다. 이 낯선 도시는 여행자의 모순된 욕망을 단숨에 해결해 준다. 산과 물, 더위와 추위, 휴식과 활동이라는 이율배반적 조건을 대수롭지 않다는듯 공존시키면서.

인구 9000명 오스트리아 휴양지
빼어난 풍광, 다양한 스키 슬로프
근처에 ‘사운드오브뮤직’ 촬영지도

 
백두산보다 높은 곳에 자리잡은 전망대
 
공항에서 차로 50여 분 달려 첼암제 시내에서 14㎞ 떨어진 키츠슈타인호른 산 정상으로 향했다. ‘잘츠부르크의 지붕’이라 불리는 해발 3029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백두산(2744m)과 비교해 높이를 가늠할 수 있고, 숫자를 모르더라도 케이블카를 세 번 갈아타면 그 규모를 실감한다.
 
쭉쭉 뻗은 가문비나무와 초록빛 목초, 파란 호수 사이로 자전거를 타거나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보이던 여름 풍경도 잠시, 드라마 특수효과처럼 갑자기 장면이 겨울로 넘어간다. 이곳은 10~6월까지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한여름만 빼면 언제든 스키와 스노보드를 탈 수 있다. 다양한 수준의 슬로프는 물론이고 63도 급경사 코스는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스키 마니아들을 끌어당긴다.
 
이날 낮 기온이 섭씨 28도까지 오른다는 것을 확인했건만 전망대 실내 온도계는 고작 2.2도. 하지만 눈앞에 알프스 산맥과 그것이 낳은 3000m대 고봉들이 펼치는 파노라마를 보노라면 냉기마저 잊는다.
 
첼암제 호수를 도는 보트 트립. 50분간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를 둘러보기 좋다. [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첼암제 호수를 도는 보트 트립. 50분간 청량한바람을 맞으며 도시를 둘러보기 좋다.[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첼암제 시내로 내려오면 여름을 되찾는다. 첼암제는 ‘호수(See) 옆(am) 첼 마을(Zell)’이란 뜻이다. 둘레 11㎞의 이 호수를 50여 분 보트를 타고 천천히 도는 ‘보트 트립’을 하면 ‘식수로도 손색없다’는 투명한 푸른 물 위에서 보트·패들링·카약을 타고 다이빙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해수욕장처럼 호숫가 주변이 공공 야외 풀장이다. 6월께면 호수 수온이 평균 22도가 넘는다. ‘아침엔 스키, 저녁엔 수영이 가능하다’던 관광 안내문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셈이다.
 
첼암제는 말 그대로 소도시다. 인구는 불과 9000여 명, 카프룬과 합쳐도 1만2000여 명에 불과하다. 시내는 30분이면 족히 다 둘러볼 만큼 소박하고 이름난 맛집도 딱히 없다. 그런데도 관광객의 1년 숙박 일수가 무려 250만 박이다. 잘츠부르크 관광청 직원 크리스티안 페페는 “이곳에선 적어도 사흘은 보내야 한다”고 했다. 변화무쌍한 자연을 제대로 즐기라는 의미다. 그런 그가 마지막 날은 빈 채로 남겨 뒀다.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느긋하게 아침 호숫가를 거닐라”며.
 
라이더 본능 깨우는 하이 알파인 로드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를 볼 수 있는 산악도로 ‘하이 알파인 로드’. 가파른 U자 모양이 중복되는 아찔한 코스로, 유럽에서는 ‘라이더들의 성지’라 불린다. [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를 볼 수 있는 산악도로‘하이 알파인 로드’. 가파른 U자 모양이 중복되는 아찔한 코스로, 유럽에서는‘라이더들의 성지’라 불린다. [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첼암제에서 1시간 거리에도 볼 곳이 많다. 그중에서도 호헤 타우에른 국립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오스트리아의 6개 국립공원 중 가장 크다. 제주도(1849㎢)만 한 면적(1856㎢)에 해발 3000m가 넘는 서른 개 고봉은 말할 것도 없고 계곡 300여 개, 호수 150여 개가 있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3798m)이자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포스터 배경에도 나온 그로스글로크너가 이 국립공원에 있다. 이 산봉우리를 보기 위해 한 해 100만 명이 알프스 고산 도로인 ‘하이 알파인 로드’(독일어로는 호흐알펜슈트라세)를 찾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빈 쉔브룬 궁전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다.
 
유럽에서 ‘라이더들의 성지’로 알려진 이곳은 차로 해발 2571m까지 올라가는 48㎞ 길이 마치 창자처럼 급격한 커브로 꺾여 있다. U자에 가까운 길목만 36개. 핸들을 조금만 덜, 혹은 더 틀어도 끝 모를 절벽으로 떨어질 듯한 아찔함이 여기에 있다. 1930년대 경제불황 당시 실업자 구제용 공공 건설 사업으로 만들어졌다는데 그 공사 기술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속도의 쾌감을 맛본다면, 이곳은 숙련도까지 자랑할 최고수의 코스다. 동력 없는 자전거까지 시속 70㎞를 내는 질주는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워낙 위험한 코스라 눈이 사라지는 5~10월에만 개방되고 그나마도 매일 날씨에 따라 개방 여부가 결정된다.
 
호헤 타우에른 공원 내 크리믈 폭포도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380m 높이에서 세 번을 꺾어지며 4㎞를 흐른다. 물로 기억되는 알프스라니, 색다르다.
 
◆여행정보
첼암제-카프룬 지역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머카드.

첼암제-카프룬 지역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머카드.

인천~잘츠부르크 직항이 없다.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잘츠부르크 루트를 최소 하루 한 번 이상 운항한다.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첼암제까지는 셔틀버스가 있다. 일정 변경이 잦으니 미리 확인하자(zellamsee-kaprun.com/en). 첼암제에서 국립공원으로 갈 때는 차를 렌트하는 게 편하다. 요금은 24시간 기준 중형차로 평균 100~120유로(13만~15만5000원)다. 첼암제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머카드’는 꼭 챙기자(5월 15일~10월 15일). 인근 200여 개 업소·관광지에서 사용 가능한 다양한 무료 혜택을 준다. 키츠슈타인·슈미텐호헤 케이블카와 입장료, 보트트립 등도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하이 알파인 로드 입장료는 차 한 대당 35유로. 크리믈 폭포 입장료는 어른 3유로(4000원), 아이는 1유로(1300원).
 
첼암제·카프룬(오스트리아)=글·사진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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