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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할부 수수료 누가 내야 하나…이통사 vs 정치권 공방 가열

휴대전화 할부원금(할부로 갚을 단말기값)에서 연 6%가량 붙는 할부 수수료는 이동통신사와 가입 고객 중 누가 내는 게 합리적일까. 매년 5000억~7000억원 걷히는 할부 수수료의 부담 주체를 놓고 이통사와 정치권, 시민단체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통사가 고객에게 할부 수수료를 받고 단말기를 팔기 시작한 건 2009년. 몇 번 논쟁이 붙었다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할부 수수료가 다시 불거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단말기 할부 수수료는 크게 할부 이자와 할부 신용보험료로 구성된다. 우선 할부 이자는 단말기 할부 혜택의 대가로 고객이 이통사에 주는 이자가 아니다. 자동차를 할부로 샀을 때 금융회사에 주는 이자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자를 내는 주체는 이통사이고 이자를 받는 이는 이통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이다.
 
이통사는 단말기 할부 고객이 할부금을 내기로 약속한 빚문서, 즉 단말기 할부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 이 ABS를 연기금·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에 팔아 현금을 빌려오고, 이 돈을 제조사로부터 신형 단말기를 사 오거나 통신설비 투자비 등 기업활동에 쓰는 것이다. 이통사가 지난해 ABS를 발행해 조달한 돈은 6조7800억원이었다. 이 만큼 ABS를 통해 돈을 빌려오는 데 드는 이자(연 1.5~1.9%)를 이통사가 아니라 통신 가입자들이 내는 할부 수수료로 부담하도록 구조를 짠 것이다. 
 
단말기 할부금처럼 미래에 들어오기로 예정된 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행태가 특별한 건 아니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들도 기내 좌석 예약 고객으로부터 들어올 항공료를 담보로 AB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때 자금조달 비용은 기업이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릴 때 이자비용은 기업이 낸다"며 "이통사들이 가입자에게 이자를 내라고 하는 건 항공기 예약 고객에게 ABS 이자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할부 수수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할부 신용보험료도 고객이 할부금을 제때 못 갚아서 생기는 손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이통사가 직접 가입한 보험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할부금이 떼일 손실 위험은 이통사에 있는 것이지 일반적인 가입 고객에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할부 신용보험료는 당연히 이통사가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신업계 대표 협의체인 한국통신사업자연협회는 지난해 법무법인 태평양에 의뢰해 법률 검토를 받은 결과, 할부 신용보험료를 소비자로부터 걷는 건 정당하다는 검토 의견을 들어 반박했다. 이통사가 편의를 고려해 고객 대신 가입했을 뿐 고객이 단말기 할부 서비스를 받게 하기 위해 일종의 보증보험을 들어준 것이란 설명이다. 보증보험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대출을 갚지 못해 채권자의 손실을 끼치게 될 일을 미리 막기 위해 가입하는 것으로 채무자가 보험금을 내도록 돼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출고가 1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누구에게나 할부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고객들이 일종의 보증보험인 할부 신용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보험료 납부를 이통사에 강제한다면 단말기 할부 서비스를 더는 못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단말기 무이자 할부 판매는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의도에서 먼저 요구했던 것"이라며 "과거 정통부는 무이자 할부 판매마저 금지했지만, 통신업계가 줄기차게 요청해 2000년부터 판매가 허용됐다"고 주장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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