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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문인들에게 절실한 건 시·소설보다 진솔한 수필"

미국 교포 대상 문학 아카데미를 4년째 이끌고 있는 박덕규 단국대 문창과 교수. 김성룡 기자

미국 교포 대상 문학 아카데미를 4년째 이끌고 있는 박덕규 단국대 문창과 교수. 김성룡 기자

시작은 사소했으나 갈수록 절실하다. 시인 겸 소설가 박덕규(59)씨가 4년째 개최하는 미주문학아카데미의 '중간성적표'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공급자, 박씨는 이런 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벌인 일인데, 그의 강연을 듣는 교육 수요자, 미국 LA 교포들의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는 얘기다. 머나먼 이국에서 이민자의 정체성과도 같은 모국어로 마음속에 맺힌 일들을 표현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답답했던 이들에게 고국에서 날아온 전문가의 문학강연은 그만큼 요긴하게 받아들여지더라는 거다. 
 4일 만난 박씨는 "2014년 여름 발상을 바꿔봤다"고 회상했다. 유명 문인이 교포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한두 차례 강연하고 돌아오는 보통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였다. 긴 시간, 체계적인 문학 교육을 기약했다.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박씨는 학교 측에 지원을 요청했고, 문학교류 목적으로 설립된 이 학교 국제문예창작센터(센터장 이시영)가 사업 주체로 나서 경비 문제가 해결됐다. 
 아카데미는 여름·겨울 방학 때마다 열린다. 7회째인 올여름 아카데미는 다음 달 1~9일 LA 중앙일보 건물에서 열린다. 30명씩 두 반을 구성해 박씨가 하루 70분씩 7일간 실제 창작 지도를 하고, 함께 하는 문학평론가 강상대씨가 같은 시간 분량의 한국문학 감상 강연을 한다. 수강생은 70분짜리 14개 강연을 듣는 셈이다. 무료. 
 박씨는 "아카데미를 진행하며 수필이라는 장르에 대해 갖고 있던 내 생각이 통째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미국 현지에서 등단한 수강생도 있지만 상당수 초짜인 수강생들에게, 절실한 얘기를 절절하게 쏟아부을 수 있는 장르는 시나 소설보다 역시 수필이었다는 얘기다. 
 당연히 이들의 수필에는 이민, 이주, 이탈, 고향에 대한 보편적인 향수, 미국사회에서 이방인으로 부딪치는 문제 등 '날 것'의 삶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다뤄진다. 
 박씨는 "교포들을 가르치며 문학이라는 게 결국 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했다. 거창하거나 고상한 기예가 아니라 척박한 삶의 환경에서 토해낼 수밖에 없는 무엇, 그게 문학이라는 얘기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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