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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앞두고 번지는 개고기 논쟁…‘생존권 사수’ 대규모 집회도

6일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데리고 온 개. 홍상지 기자

6일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데리고 온 개. 홍상지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는 개 한 마리가 케이지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 더위에 지쳤는지 개는 케이지 안에서 옴짝달싹도 하지 않은 채 눈만 껌뻑였다. 이 개는 수십년째 지방에서 식용견 판매를 해온 한 상인이 데려온 개였다. 상인이 말했다. "각자 집에 있는 개 한 마리씩 데려와서 동물보호단체에 '이게 애완견이면 너희가 키워라'라고 하려고 했어요. 딱 봐도 저게 지금 애완견처럼 보여요?"
 
복날을 앞두고 해마다 반복돼 온 '개고기 논쟁'이 다시 번지고 있다. 6일 정오부터 전국 개고기 판매상들로 구성된 한국육견단체협의회(육견협의회) 회원들은 보신각 앞에서 '100만 육견인의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수백여 명의 회원들은 "동물보호단체의 만행으로 개사육 농민 다 죽는다", "살인마 동물보호단체를 즉각 구속하자" 등 다소 과격한 구호들을 외치며 식용견 합법화를 주장했다.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100만 육견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반대하고, 식용견 사육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100만 육견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반대하고, 식용견 사육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집회는 최근 동물보호단체에서 '개고기 시장 완전철폐'를 내세우며 경동시장 등 일부 전통시장의 개고기 영업을 24시간 감시하고 불법 영업과 학대 행위를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개·고양이 식용은 구시대의 적폐이며 세계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래 육견협의회 회원들은 집회에 개들을 데리고 퍼포먼스를 벌이려 했지만 '동물 학대' 역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취소했다. 대신 조를 짜 동물복지 등의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은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 국민인수위원회가 있는 광화문 1번가, 청와대 등으로 항의 방문했다.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100만 육견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반대하고, 식용견 사육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100만 육견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반대하고, 식용견 사육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한국육견단체협의회가 개최한 집회에 등장한 피켓들. 홍상지 기자

6일 한국육견단체협의회가 개최한 집회에 등장한 피켓들. 홍상지 기자

 
육견협의회는 정부에 개고기 전면 합법화와 식용견·애완견 분리 정책 등을 요구했다. 한 회원은 단상에 올라 "개고기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귀한 음식인데 문재인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짝꿍놀이를 하며 이들의 만행에 눈감고 있다"고 외쳤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30년 째 식용견 유통업을 해왔다는 신승철(52)씨는 "이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자식들 대학 입학도 다 시켰다. 남들이 천한 직업이라 손가락질 해도 버텼는데 식용견을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이에 동조하는 정부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상원(66) 한국육견단체협의회장은 "식용견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150만 명이다. 식용견을 금지하면 이 사람들 다 실업자 되는 거다"고 주장했다.
 
개고기 판매상들의 주장에 동물보호단체는 반발했다. 동물보호단체들로 구성된 동물유관단체협의회 박운선 간사는 "개는 현행법상 축산물로 등록이 안 돼 있어 도축을 하는 과정에서 위생 관리 등이 전혀 되지 않는다. 허가가 나지 않은 생명을 도살해서 음식으로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개는 제외돼 있다. 박 간사는 "판매상들은 정부의 방기 하에 그동안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은 채 수십년 째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갔다. 이들이 생계를 이유로 집회를 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이들도 살고 개도 사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9일 서울광장에서 개식용에 반대하는 'STOP IT!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개농장 VR체험 ▲개식용반대 피케팅 ▲플래시몹 ▲거리행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최근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정서가 확대되고 있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보신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희생되는 개들의 아픔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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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