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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가격 도대체 올리나, 안 올리나...정부 오락가락에 국민 혼란만 커져

'수송용 에너지 가격 합리적 조정'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조세제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에 관한 공청회에 이동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지출성과관리센터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17.7.4  mjka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수송용 에너지 가격 합리적 조정'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조세제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에 관한 공청회에 이동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지출성과관리센터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17.7.4 mjka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서민의 중요 관심사인 경유 가격 인상과 관련해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발언을 내놓아 국민을 혼동시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당분간 경윳값 인상은 없다고 못 박은지 열흘 만에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사실상 내년까지 단계적 인상안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경윳값 인상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경유 가격을 단계적으로 서서히 인상 유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몇 단계로 나눠서 경유 전체의 소비를 줄여가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를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경윳값 인상이 선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경유 가격 인상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현재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되는 휘발유, 경유, 액화천연가스(LPG)의 가격은 100:85:50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경유 가격을 휘발유와 같은 수준 또는 휘발유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정책 권고가 많은 나라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도 이제 그런 면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하면서 내년 재정개혁 때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내년까지 경유 가격 인상안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이는 “경유세 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던 기재부의 열흘 전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을 열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 경유세 인상이 미세먼지 절감 차원에서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유세 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4일 발표된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경윳값을 휘발유 가격의 90~120% 수준으로 만들어도 미세먼지는 0.2~1.3% 감축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경유 가격을 지금보다 2배 이상인 l당 2600원으로, 휘발유 가격을 l당 2200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극약처방’을 단행해도 미세먼지는 2.8%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국책연구기관들의 분석이었다.  
[그래픽] 경유세 인상 시나리오별 초미세먼지 감소율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경유세를 올려 휘발유보다 경유를 20% 비싸게 팔아도 초미세먼지(PM2.5)는 1.3% 감소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수는 5조원 이상 증가했다.  jin34@yna.co.kr(끝)

[그래픽] 경유세 인상 시나리오별 초미세먼지 감소율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경유세를 올려 휘발유보다 경유를 20% 비싸게 팔아도 초미세먼지(PM2.5)는 1.3% 감소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수는 5조원 이상 증가했다. jin34@yna.co.kr(끝)

 
국책연구기관들은 또 경유차가 초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초미세 먼지는 절반에 가까운 47.91%가 제조업 연소 때문에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자동차 등 도로이동 오염원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전체 배출량의 14.57%에 불과했다. 항공기나 선박 등 비도로 이동 오염원의 배출 비중(21.60%)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경윳값 인상은 사실상 물건너간 사안으로 치부됐다. 그런데 사실상의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장 격인 김 위원장이 뜻밖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국민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경윳값은 오르는 걸까, 아닐까. 기획재정부 등에서는 김 위원장 발언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일단 연구용역보고서 발표로 경윳값 인상의 논리적 근거가 약해졌다. 당초 경윳값 인상은 지난해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후속 조치의 하나로 추진된 것이다.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휘발유 대비 경유의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미세먼지 감축에 효과적일지 여부를 검토하자는 의견이 제기됐고, 그 결과 연구용역이 의뢰됐다. 그런데 연구용역 결과가 경유의 ‘무죄’를 입증하는 쪽으로 나오면서 적어도 환경문제 때문에 경윳값을 올려야 할 이유는 없어진 셈이다.  
 
‘서민 증세’ 논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유 화물차는 전국적으로 333만 여대에 이르며 이 중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는 38만여대(11.4%)에 불과하다. 나머지 생계형 화물차 295만 여대(88.6%)는 경유세를 10% 인상할 경우 월 평균 유류 지출액이 총 181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앞서 경윳값이 2000년 휘발유 가격의 47%에서 2007년 85%까지 급등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인 상태다. 인터넷 등에서는 경유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 “제2의 담뱃세 인상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많은 나라가 술과 담배에 대한 세금은 높여가고 있으며 담배 소비는 가격을 올리고 나서 줄어든 게 사실이다. 건강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담뱃값 인상이 부득이한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경유세 인상 역시 비슷한 측면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담뱃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 소비가 더 늘어난 것 처럼, 경유 가격을 올린다고 경유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쉬운 부분부터 증세를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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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