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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 노동 시간 줄어든 건 '게임' 탓?

'오버워치 매니아' 공찬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SBS '유희낙락']

'오버워치 매니아' 공찬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SBS '유희낙락']

흔히 1960~70년대에 여성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여가 시간을 갖게 해준 건 세탁기·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의 발명이라고 한다. 반면 21세기 남성에게 노동해방을 가져다 준 건 게임이라는 독특한 분석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로 미국국립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젊은 남성의 여가, 사치품(럭셔리), 근로시간' 보고서다.
 
 
'왜 젊은 남성은 일하려 들지 않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세계화, 기술 변화, 서비스 업종으로의 인력 이동 등으로 청년의 채용이 줄어든 것을 노동 시간 감소의 이유로 든다. 하지만 허스트 등의 연구진은 대신, '왜 젊은 남성들은 일하지 않으려 하는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31세~55세 남성의 노동 시간은 2000년의 같은 연령의 남성에 비해 한해 163시간 줄어들었다. 반면 21세~30세 남성은 203시간이나 덜 일했다. 31세 이상 남성에 비해 40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2016년엔 풀타임 학생을 제외한 젊은 남성의 15%가 단 1주일도 일하지 않았다. 2000년엔 8%였다. 
 
여가 시간 1% 늘면 게임 시간은 2% 늘어 
젊은 남성의 게임·컴퓨터(레저용) 등의 여가 시간은 확실히 늘었다. 2004년부터 2015년 사이에 그들의 여가 시간은 연간 99시간 늘었고 그중 4분의 3은 비디오 게임을 하는 데 썼다. 무직자의 경우 연평균 520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며, 그중 60%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데 썼다. 집안일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시간 보다 많았다. 여가 시간이 1% 늘면 게임 시간은 2% 이상 느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이하게도 젊은 남성 그룹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다.
 
젊은 여성의 여가 시간은 주당 1.4시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성들은 그중 '무시해도 좋을 만큼'의 시간만 게임에 썼다. 나이든 남성이나 나이든 여성도 마찬가지였다. 보고서는 2004년 이후 젊은 남성의 연간 노동 시간이 줄어든 데에는 비디오 게임이 적어도 15~30시간 정도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8비트 게임에서 대작으로 '레저 럭셔리' 
이 기간은 불경기로 침체됐지만 비디오 게임의 품질은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90년대에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같은 8비트짜리 게임이 고작이었던 반면 오늘날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같은 대작이 플레이되고 있다. WOW가 2004년 발매된 뒤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WOW는 244개국 1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레저 럭셔리', 즉 게임 기술의 발달이 젊은 남성의 노동 시간 감소에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학교가 끝나는 오후 3~4시쯤이면 학교 인근 PC방마다 게임을 즐기는 학생으로 넘쳐난다. [중앙포토]

학교가 끝나는 오후 3~4시쯤이면 학교 인근 PC방마다 게임을 즐기는 학생으로 넘쳐난다. [중앙포토]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게임 인구의 41%가 여성이지만 이들의 게임 시간 자체는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줄을 서 있는 동안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경우 부수적인 활동(이 경우엔 '게임')은 통상적인 서베이에서 이용 시간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수입 줄어도 여가 늘어 행복도 높아 
하지만 젊은 남성 그룹의 행복도는 2000년의 동년배에 비해 증가했다. 비록 수입은 줄어들었지만 여가는 늘었고,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보는 시간은 늘지 않았다. 부모나 친척과 함께 사는 비율이 2000년 46%에서 2015년 67%로 증가한 것이 젊은 남성의 여가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반면 동기간 나이든 남성들의 행복도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한편, 이 연구에 대한 반박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비디오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젊은 남성의 노동 참여율이 미국처럼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에릭 허스트(시카고대), 마크 아귀아르(프린스턴대), 마크 빌스(로체스터대), 커윈 코피 찰스(시카고대) 등의 경제학자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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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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