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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北 ICBM 기술 근접…발전 속도가 더 문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후 첫 다자외교에서 ‘대북 압박’ 카드를 먼저 꺼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북한이 4일 감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따른 수습책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압박의 목적인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고 나오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에서 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걱정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어제(5일) 발사한 미사일은 굉장히 고도화된 것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며 “국제적 압박과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ㆍ미사일 기술 발전의 속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현재 수준도 문제지만,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ICBM도 2년 쯤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한ㆍ미의 전문가가 예상했지만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도와 핵탄두 탑재 가능 여부는 미지수지만 지금 속도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 앞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다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할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메르켈 총리는 “내일(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데, (미국의) 빠른 반응이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의 군사적 옵션 등 성급한 결단을 경계한 취지의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북핵 문제를 풀 방법으로는 여전히 ‘대화와 협력’에 방점을 뒀다.
 
 그는 “결국에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메르켈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추가도발 중단’을 전제로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던 ‘6ㆍ15 제안’의 일부 변경으로 해석됐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 더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과 미사일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에 대해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국제적 제재와 압박도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 참여가 없다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중국은 ‘결정적 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6일) 시진핑 주석과 만나 그런 사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20에서도 북한 미사일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원국의 공동결의를 담아내기 위한 의장국으로서의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과 한국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다. 북한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압력을 행사하고 제재 조치를 강화할 수 있을지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시진핑 총리와 별도 정상회담을 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이 요청한 공동결의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북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회원국이 이 문제를 논의했고, UN 결의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의장국 성명에 기술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동발표에서 문 대통령은 “구텐 아벤트(Guten Abendㆍ저녁 인삿말)”, “필렌 당크(Vielen Dankㆍ감사합니다)” 등의 독일어 인사를 하며 메르켈 총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6ㆍ25 전쟁 직후 한국에 파견됐던 독일 의료지원단과 후손 등을 만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 의료지원단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칼 하우저(87)씨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어려웠던 시기에 숭고한 헌신과 인도적 활동으로 큰 도움을 줬다”며 “(부산 독일 적십자) 병원과 집이 5km밖에 안 됐고, 병원이 떠난 후에 그 자리에 부산여고가 들어섰는데 제 여동생이 그 햑교를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파견된 서독의료단은 옛 부산여고 자리에 독일 적십자병원을 세워 1958년까지 수십만명의 한국인들에 인술을 베풀었다. <외교부 제공>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파견된 서독의료단은 옛 부산여고 자리에 독일 적십자병원을 세워 1958년까지 수십만명의 한국인들에 인술을 베풀었다. <외교부 제공>

 
그러면서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독일을 6ㆍ25 의료지원국 속에 포함시킬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하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베를린=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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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