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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내 삶의 예쁜 종아리 
-황인숙(1958~)
  
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 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이 시는 순진한 반어에서 시작한다. 상식과는 달리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보다 관절이나 심폐 건강에 더 유익하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오르막길이 많은 동네에서 살고 있으니 건강이나 예쁜 종아리 단련은 더불어 따라오겠다. 어떤 시를 읽으면 이 시가 즐겁게 쓰였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는데 루쉰의 ‘정신승리법’ 같은 ‘환희의 돌발성’(롤랑 바르트)이 살짝 숨겨져 있는 황인숙 시인의 시.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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