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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배달앱도 국가가 만들겠다는 미래부 장관 후보자 마인드

“(음식) 배달 앱 자체를 국가에서 만들어 잘 운영될 수 있게 제공해야겠다는 생각 안 해 보셨나?”(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소상공인들이 피해가 있다고 하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사진)
 
지난 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배달 앱도 국가가 만들어 보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유 후보자의 발언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높은 수수료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정부가 직접 나서 배달 앱을 개발해야 한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서 시작됐다. 심지어 “캡슐 내시경을 만드는 데 81억(원)을 지원했다. 배달 앱에 80억, 100억을 못 쏟을 이유가 있나?”는 김 의원의 추궁에 유 후보자는 “충분히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유 후보자는 답변할 때 신중했어야 한다.
 
“12%에 이르는 배달 앱 수수료에 소상공인들이 죽을 맛”이라는 김 의원의 지적은 팩트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국내 배달 앱 시장점유율이 51%에 달하는 ‘배달의민족’은 6.5%였던 중개수수료를 2015년 8월 전면 폐지했다. ‘요기요’가 12.5%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나머지는 3% 이하다.
 
설사 높은 수수료가 문제가 되더라도 정부는 이를 근본적으로 시장 경쟁 원리에 맡겨야 한다. 김 의원의 논리대로 중개수수료가 문제가 되니까 정부가 중개 앱을 만들어야 한다면 신용카드 수수료가 문제가 될 때는 정부가 신용카드회사를 세워야 한다.
 
‘100억원이면 앱 하나 만든다’는 김 의원의 아마추어적인 발상과 이에 수긍한 유 후보자의 발언도 이해하기 어렵다. 본지가 지난 3월 정부가 제작한 158개 앱을 전수조사해 보니 대부분의 정부 제작 앱은 업데이트도 안 되고 기본적인 기능도 수행할 수 없어 혹평을 받고 있었다.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로 뛰어들 게 아니라 운동장과 룰만 제대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상징이었던 미래부는 정권이 바뀌고 더 커졌다. 연간 20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권을 주무르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주관 부처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유 후보자가 정보통신과 과학 혁신에 대한 비전과 지식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유 후보자는 청문회만 통과하면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알겠다”고 답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LG전자·LG CNS 등을 거친 기업인 출신인 까닭에 누구보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을 것이란 기대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래부는 5일 오후 여섯 줄짜리 해명자료를 냈다. “유 후보자의 답변은 국가가 직접 개발·운영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불공정거래 개선 등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였다. 유 후보자와 김 의원의 대화는 청문회 이튿날인 5일에도 종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였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의 이현재 대외협력실장은 페이스북에 “새 정부 들어서도 미래부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은 것은 시장 혁신을 이끄는 미래부 본연의 역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미래부 때문에 시장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비꼰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를 지낸 유승삼 ICTK 부회장은 “장관 후보자라면 논란이 된 발언 대신 ‘영세기업들이 양질의 배달서비스를 이용하게 돕고 이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산업을 진흥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선영 산업부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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