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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도 끄떡없는 작은 아파트 … 27㎡ ‘강남 쪽방’이 7억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5563가구 중 868가구가 전용면적 27㎡짜리 초소형이다. 2005년 분양 당시 가격(1억9000만원대)은 저렴한 편이었지만 ‘강남 쪽방’ 취급을 받으며 미분양됐던 주택형이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요즘은 최고 호가(부르는 값)가 7억원 선으로, 3.3㎡당 5500만원대에 달한다. 지난달 6·19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가격이 강보합세다.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초소형 아파트는 중소·중대형과 달리 시장 상황이나 경기와 상관없이 수요가 꾸준하다”며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 85㎡는 12억5000만~1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에서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6·19 대책 등 정부 규제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고 신규 분양 아파트에는 청약자가 대거 몰린다. 초소형 아파트는 전용 60㎡ 이하인 소형보다도 작은, 40㎡ 이하 아파트를 말한다. 대개 방 한두 개와 욕실 한 개 정도로 이뤄진다. 그동안 ‘구색 맞추기’ 물량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수요가 늘면서 ‘몸값’도 치솟는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전용 37㎡ 호가는 6억원으로, 올해 들어 1억원 넘게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6·19 대책 발표 전에 비교하면 가격은 비슷하다. 하지만 급매물로 내놨던 물건 가격을 5000만원 더 올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 28㎡도 지난 3월 5억2000만원에 팔린 뒤 5억4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지난달 말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40㎡는 7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 평균 경쟁률(6.9대 1)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전용 39㎡ 경쟁률은 12.6대 1이었다.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임대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노리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27㎡의 경우 보증금이 3000만원일 때 한 달 월세는 120만~150만원 정도다. 연 수익률이 4% 안팎으로 은행 이자보다 높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저금리 기조로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임대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월세 수입 외에 시세차익도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이 특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몫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520만여 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0년(226만여 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혼자 사는 직장인 선호도가 높고, 부모들이 증여용으로 초소형 아파트를 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이런 흐름을 타고 초소형 물량을 끼워 분양한다. 포스코건설이 다음 달 경기도 의정부에 선보이는 ‘장암 더샵’은 일반분양분 515가구의 15.1%(78가구)를 전용 25·40㎡로 채웠다.
 
초소형 아파트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급증세로 임대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같은 규모의 오피스텔에 비해 환금성이 좋고 공실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다만 소형 아파트는 3.3㎡당 집값이 높은 편이므로 매입에 앞서 가격이 적정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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