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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체제 포기 땐 역내 국가 손해 ”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 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토머스 비저 유럽금융위원회 의장.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 포럼에 연사로 참여한토머스 비저 유럽금융위원회 의장.

토머스 비저 유럽금융위원회 의장은 5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세계화와 다자주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며 “포용적 성장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저 의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금융·재정정책 조율을 책임지는 유럽금융위원회와 유로실무그룹을 이끌고 있다. 앞서 2000~2001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이 자리를 거쳤다. 비저 의장은 오스트리아 재무부와 유럽연합(EU)에서 근무한 경제 관료 출신의 정책 전문가다.
 
비저 의장은 이날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둘러싸고 EU가 직면한 정치·경제적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지금은 탈냉전 이후 가장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시기”라며 “세계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선진국은 저성장과 낮은 생산성, 일자리 상실, 이민 문제, 금융 불안 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는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에서 자유무역은 모두의 복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단서가 있다. 혜택을 얻는 사람들이 손해를 본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때만 자유무역은 모두에게 혜택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소외되고,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커졌으며 결국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화와 자유 무역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과 국가가 다른 사람, 다른 국가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며 “다자주의에 대한 불만이 포퓰리즘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비저 의장은 “EU 체제를 포기하면 역내 모든 국가가 손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자주의적 절차를 통해 협력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터에 올이 하나 풀렸다고 올을 잡아당기면 결국 스웨터는 없어지고 긴 실만 남게 된다”며 “영국처럼 다자체제에서 탈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정책의 역할도 강조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재정이 건전한 국가가 재정이 어려운 국가를 도와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재정이 어려운 국가는 유럽 내 경제 불균형이 재정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비저 의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완전한 재정 동맹이 이뤄져 유로존 차원에서 재정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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