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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가 이긴 게 아니라 아베가 졌다” 자민당 내 비판

“매우 준엄한 도민의 심판이 내려졌다. 자민당에 대한 준엄한 질타라고 심각하게 받아들여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민의 심판, 준엄한 질타, 반성 … ”
아베, 생소한 단어들 쏟아냈지만
“모든 것 아베가 초래” 당 뒤숭숭

3일 오전 일본 총리 관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하루 전 도쿄도의회(127석) 선거에서 자민당이 23석을 얻는 데 그쳐 역사적 참패를 한 데 대해 이렇게 총괄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탈환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심판’ ‘질타’ ‘반성’은 2012년 이래 4번의 총선에서 압승한 아베의 정치 사전(辭典)에 없는 말들이다.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친구 사학재단의 수의학부 승인 문제를 놓고도 당당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을 감안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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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이날 발언에는 ‘아베 1강’의 오만에 대한 수도 도쿄의 심판이라는 위기의식이 녹아있다. 이번 선거가 국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아베가 전날 정치 동지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菅義偉) 관방장관,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담당상과 만찬 회동을 한 것은 그 일환이었다.
 
하지만 도의회 선거 참패의 후폭풍은 만만찮다. 자민당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아베 후계 그룹의 한명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당 간사장은 “역사적 대패라는 점을 (지도부가) 인정해야 한다. 도민퍼스트회(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신당)가 이겼다기보다는 자민당이 패한 선거”라고 말했다. 당내 파벌 이시바파 회장인 그는 2012년 당 총재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였지만 결선 투표에서 아베에 진 중진이다.
 
이시바파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모든 것은 아베가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당의 다른 간부는 “‘아베 끌어내리기’의 목소리가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자민당으로선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이 이번에 도정(都政)에서 고이케 지사와 손잡고 23명 전원을 당선시킨 점도 불안 요소다.
 
제1야당 민진당과 공산당 등 야당은 사학재단 스캔들을 계속 추궁할 방침이다. 야당은 현재 국회가 폐회 중이지만 사학재단 관련 상임위원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사학재단 스캔들에는 아베의 핵심 측근 의원들이 연루돼 있어 두고두고 아베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아베 지지율도 하락세다. 아사히의 1~2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3%포인트 떨어진 38%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2%로 5%포인트 올라갔다.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더 높은 것은 이 신문 조사에서 2015년 12월 이래 처음이다.
 
아베는 내달까지 개각과 당직 개편을 단행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개각 대상에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가네다 가쓰토시(金田勝年) 법무상이 거론되고 있다. 이나다는 자위대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가네다는 조직범죄처벌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자질 시비에 휩싸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아들로 국민적 인기가 높은 신지로(進次郞) 의원의 입각설도 나온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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