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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같은 서비스는 ‘일단 만족’ … 권한 부족해 무시당하기도

지난달 18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 자치경찰관들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주차장과 렌터카 승강장 위치를 설명해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18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 자치경찰관들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주차장과 렌터카 승강장 위치를 설명해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3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용두암 앞. 자치경찰관 양동욱(40) 경장이 승용차를 도로에 세운 뒤 용두암 쪽으로 향하는 운전자를 불러세웠다. 양 경장은 “이곳은 도로여서 주차를 하시면 안 된다”며 “범칙금을 부과받지 않으시려면 지금 바로 오른쪽 주차장으로 차량을 이동해달라”고 말했다. 운전자 정모(49·제주시)씨는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범칙금 스티커부터 끊는 일반경찰에 비해 확실히 친절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제주 자치경찰제도 실험 11년
교통문화·관광질서 개선 등 성과
단속 땐 “왜 딱지 끊냐” 수난당하고
기마·관광경찰, 안내원으로 오해도
문 대통령 ‘자치경찰제’ 확대 공약
“전국 확대 땐 고유 권한 강화해야”

지난달 25일 자치경찰 이모(33) 순경은 현장 근무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인근 도로에서 담배꽁초를 버린 택시기사를 단속하던 중 협박을 당한 것이다. 택시기사는 이 순경을 골목 쪽으로 밀어붙인 뒤 “너희들에게 단속 권한이 있느냐. 관광지나 지키는 주제에”라고 소리쳤다. 이 순경은 즉각 국가경찰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택시기사는 곧바로 풀려났다. 증거자료가 부족해 입건을 할 수 없다는 게 국가경찰 측의 설명이었다. 이 순경은 “국가경찰의 경우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 바로 체포하면서도 자치경찰의 일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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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에서 시행 중인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자치경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인 지난 4월 30일 SNS 등에 “경찰이 중앙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의 안전과 치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2006년 7월 1일 출범했다. 올해로 창설 11년째다. 도민들은 자치경찰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경찰과의 차이점을 모르는 도민도 적지 않다. 꾸준한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권한과 역할이 미흡해 ‘무늬만 경찰’이란 말을 듣기도 한다.
 
도민들 사이에선 자치경찰이 “아무리 사소한 사건이라도 자신의 일처럼 도와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귀포시에 사는 김형권(51)씨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전 화물차량을 몰다 급정차를 하게돼 적재함에 있던 15㎏들이 과일용 박스 수십여 개가 쏟아져 내렸다. 그때 인근에 있던 자치경찰관 두 명이 와서 도와줬다. 너무 고마웠다.”
 
자치경찰은 교통 분야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제주공항을 제외하고는 국가경찰과 교통단속 시간이나 장소가 겹치는 문제가 있지만 교통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관광지인 성산일출봉과 용두암 등에 관광치안센터를 설치해 현장 위주의 단속을 한 것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택시기사 강창우(55)씨는 “자치경찰 출범 이후 불법 렌터카 호객꾼이나 불법 택시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며 “이들을 아예 뿌리뽑기 위해서라도 자치경찰의 권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승권 제주자치경찰단장은 “ 지역 사회에 동화된 경찰들이 주민에 서비스하는 것이 자치경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들조차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치경찰의 역할이나 제복·차량 등이 국가경찰과 비슷해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도민들은 자치경찰 소속 기마경찰대나 관광경찰 등을 경찰 보조원이나 관광안내원으로 보기도 한다. 제주자치경찰 소속인 고수진 경위는 “출범 11년이 됐는데도 주차 과태료를 끊으려 하면 ‘경찰도 아니면서 왜 딱지를 끊느냐’고 항의하는 도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문성호 한국자치경찰연구소장은 “제주의 자치경찰제를 활성화시키거나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사권을 비롯한 고유 권한과 업무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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