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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 100만원 받을 때 여성은 63만원 받아...남녀 임금격차 OECD 최고

한국 남성 근로자가 10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고 치면 여성은 62만8000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남녀 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컸다.
또 여성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 또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남성의 저임금 비율은 15.2%였다. OECD는 전체 근로자 임금 중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사람을 저임금 근로자로 분류한다.
 
3일 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7.2%였다. 비교가 가능한 18개국 가운데 1위다. 격차가 30% 넘게 벌어지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에 이어 일본(25.7%), 멕시코(16.7%)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임금 격차는 코스타리카(2.7%), 덴마크(5.8%), 노르웨이(7.1%)보다 5~14배나 높다. 심지어 헝가리(9.5%)에 비해서도 4배나 격차가 컸다.
 
자료:OECD

자료:OECD

 
남녀 통틀어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3.5%로 콜롬비아(25.3%), 미국(25.0%), 아일랜드(24.0%)에 이어 4위였다. 남성의 저임금 비율은 15.2%로 OECD 9위였지만 여성은 저임금 비율이 37.6%로 비교 가능한 16개국 중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핀란드(10.4%)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의 여성 저임금 비중이 높은 것은 고학력 여성을 위한 일자리 부족과 임금 차별이 원인으로 꼽힌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을 만한 여성이 노동시장에 나오지 않고 저임금이 예상되는 여성들이 더 높은 비율로 노동시장에 나온다”고 지적했다.
 
자료:OECD

자료:OECD

 
그러나 무엇보다 경력단절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 여성은 20대엔 임금이 남성보다 높게 형성되지만 40대가 넘어서면 남성 임금의 50% 미만으로 떨어진다. 남성과 경쟁해서 진입한 첫 고용시장에선 높은 평가를 받지만 결혼과 임신,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고용시장에서 벗어난다. 그러다 고용시장에 재진입(재취업)하면 임금이 확 떨어진다는 얘기다. 
 
더욱이 능력과 관계없이 오래 일할수록 임금이 높아지는 호봉제에선 경력단절은 임금격차를 더 벌이게 된다. 재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여성 비정규직 비율(39.9%)이 남성(26.6%)보다 훨씬 높은 이유다. 여성 임원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렇다 보니 여성이 아예 고용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만 14세 이하의 자녀를 둔 한국 부부 10쌍 중 3쌍(29.4%)만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58.5%)의 절반 수준이다. 고용부가 OECD 통계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한국을 제외한 OECD 회원국에선 자녀가 성장하면서 전일제 맞벌이(부부 양쪽 모두 전일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난다. 자녀가 만 0∼2살 때 34.4%였다가 자녀가 6∼14세인 경우 47.6%로 13.2%포인트 상승한다. 그러나 한국은 같은 시기 19.6%에서 25.7%로 6.1%포인트만 증가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한국의 맞벌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저조한 남성의 가사분담률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16.5%로 OECD 국가 중 일본(17.1%)을 제치고 최하위다. OECD 평균은 33.6%다.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으로 환산하면 45분 정도다. OECD 평균(138분)의 3분의 1,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가장 긴 덴마크(186분)의 4분의 1 수준이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무급(가사)노동시간과 유급노동시간을 합친 총 노동시간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의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평균 21분 더 일하고, 한국은 여성이 34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정책관은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높은 덴마크·노르웨이 등은 남성의 총 노동시간이 여성보다 길지만 한국·일본·멕시코 등은 성별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맞벌이가 적은데 외벌이에 대한 배려도 한국인 인색하다. 가정을 돌볼 시간을 직장에서 내기가 어렵다.
실제로 한국은 혼자서 가계 소득을 모두 책임지는 ‘외벌이’ 비율이 46.5%로 OECD 평균(30.8%) 보다 무려 15.7%포인트나 높다. 대다수가 남자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린다. 한국의 장시간 근로자(주 50시간 이상)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23.1%에 달해 OECD 평균(13.0%) 보다 10.1%포인트 높았다. 
 
김경선 정책관은 “한국은 일하는 환경이 여성친화적이지 않아 남성 외벌이 비중이 높다”며 “일하는 엄마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아빠의 적극적인 집안일 참여와 장시간의 경직된 근로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세종=장원석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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