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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정상회담 직전에 만난 미국과 중국, 대화 내용을 보니

첫 번째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대북압박 재확인
사드배치, 원유 수출 중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인식차


6월 21일 워싱턴에서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팡펑후이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참석한 첫 번째 미ㆍ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①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 ②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북핵 폐기를 위한 공동노력, 그리고 ③자국의 기업들이 유엔 안보리에 의한 제재대상 북한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에 합의했다. 그러나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사드배치, 교역 및 인권문제 등에 관해서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막을 내렸다.

지난 4월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으며, 이번 외교안보대화에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문제의 해결을 위한 진전된 협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관심사였던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이해,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광물 수입 중단 등과 같은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21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이 만나 외교안보 대화를 개최했다. [사진 신화사=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이 만나 외교안보 대화를 개최했다. [사진 신화사=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5월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는 화성 12형 준장거리미사일과 오키나와와 괌을 사정권에 두는 북극성 2형 중거리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특히 북극성 2형은 고체연료와 이동식발사대를 사용함으로써 탐지와 선제타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는 것도 이제는 시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핵개발이 최종단계에 들어서 있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할 때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미국으로 송환된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였다는 것도 미국의 대북 강경입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대북 제재는 여전히 한계 존재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 북한문제 해결의 관건


금번 외교안보 대화에서 중국이 유엔 제재대상인 북한 기업과의 교역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 정부가 국경을 통한 비공식적 교역과 밀무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의 제재대상 기업들이 제3자 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거래를 하거나 상호를 바꾸어 제재를 회피할 가능성도 있으며, 북한이 새로운 기업을 내세워 거래하는 것까지 차단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중국이 안보리에서 설정한 제재대상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하겠다고 해도 그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과 정책 대립이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였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을 통해 북한문제 해결을 기대
남북관계를 강조하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은 명분을 상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는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하긴 했지만 당선 이후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며,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핵과 미사일을 해결하려는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햇볕론자들의 대북인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과 기술도 없다거나, 북한 핵무기는 협상용이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는 것 같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로 “뻥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북핵과 미사일을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 재통령은 사드 배치를 시급한 안보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며,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는지 모른다.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반하여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민족내부거래로 규정하고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추진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는 와해되고 미국의 대북압박은 힘을 잃게 된다.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도 명분을 잃게 될 것이다. 북핵과 미사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도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은 요원해 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드 배치 지연과 북한과의 대화 추진, 미국 전략자산 전개 및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의 발언으로 미국의 반응을 떠보는 것은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강력한 한미공조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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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