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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합법화' 약속 지켜라" 압박하는 전교조

전교조가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4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교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법외노조 철회를 전교조에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 들어 법외노조 철회가 속도를 내지 않자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철회를 주장했다. 조창익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전교조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철회를 주장했다. 조창익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전교조는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정부 측과의 어떤 만남에서도, 총리·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법외노조를 철회하겠다는 답변은 들리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적폐인 법외노조 통보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3일 광화문서 기자회견, 집행부 25명 삼천배
조창익 위원장 "문 대통령, 1월에 법외노조 해결 약속"
"법외노조 철회 의지와 계획, 정부에 안 보인다"
요구 들어주려면 정부, 법원· 헌재 결정 뒤집어야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전교조 집행부 25명은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삼천배 행사를 진행했다. 전교조는 14일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열흘간 삼천배를 계속하기로 했다. 박옥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삼천배는 청와대에 읍소하는 게 아니고 정부를 광장에 호출하려는 것"이라며 "삼천배가 끝나기 전에 광장에서 정부와 다시 만나 초심을 함께 다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14일까지 진전된 입장을 내놓으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이다.  
아울러 전교조는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해온 농성을 4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로 확대해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교조 중앙징행위원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법외노조 쵤회를 요구하며 삼천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전교조 중앙징행위원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법외노조 쵤회를 요구하며 삼천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처럼 전교조가 투쟁 수위를 높인 배경은 '정부가 법외노조 철회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보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 서면답변 등에서 “(대법원)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가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전교조는 “정부가 법외노조를 즉각 철회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으며 교사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교조는 지난달 2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이날 기자회견과 광화문 삼천배,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을 결정했다.  
 
해고된 노조 전임자의 징계 절차가 곧 개시되는 점도 전교조가 강경대응에 나선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해 노조전임자 34명이 해고된 데 이어 올해도 16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익명을 요청한 전교조 관계자는 "전임자 해고 문제는 전교조의 존립과 관계된 사안"이라며 "법외노조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현 지도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 일지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 일지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에서도 전교조는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돌아오는 응답은 미약하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불신으로 또는 분노로 치닫는 위치에 서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당시 집회에서 지난 1월 문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1월 19일 시내 모처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문 후보는 '박근혜 정권의 행위를 규탄해왔다. 법외노조 문제, 내가 집권하면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믿고 싶다"고 전했다.   
전교조 중앙집행위원들이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법외노조 철회를 쵤회와 노동3권 쟁취를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같은 장소에서 중앙집행위원들의 3천배가 진행됐다. 장진영 기자 / 20170703

전교조 중앙집행위원들이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법외노조 철회를 쵤회와 노동3권 쟁취를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같은 장소에서 중앙집행위원들의 3천배가 진행됐다. 장진영 기자 / 20170703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식석상에 전교조 합법화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에서 '법외노조 철회'에 동의했다. 대선 공약집에서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사항에 대한 비준과 교원노조법 개정 등 '합법화'를 약속했다.
 
전교조 등에서 합법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논의된다. 첫째는 2013년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는 것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출범 직후 공개한 '신정부의 국정환경과 국정운영 방침' 보고서의 10대 과제 중 2번째로 포함된 내용이다. 다음은 해직자를 노조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원노조법(2조) 자체를 개정하는 방식이다. 전교조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내용이다. 
 
전교조는 정부가 먼저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고 궁극적으로 법안을 개정하길 요구하고 있다. 조창익 위원장은 "법외노조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로 법안 개정 이전에 바로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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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방법 모두 쉽진 않다. 법원은 이미 1심(2014년 6월 서울행정법원)과 항소심(2016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정부의 법외노조 조치를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도 2015년 5월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판단한 교원노조법을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두 번의 법원 판결과 헌재 결정까지 나온 상황에서 법외노조 철회나 즉각적인 법 개정은 모두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전의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정부를 신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정책적 일관성이다. 새 정권이 들어왔다고 법 해석이 달라지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교조 문제에 대해 답변을 피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도 취임해야 하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입장이 정해져야 어떤 조치를 취할지 방향이 정해진다, 현재로선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부든 고용노동부든 정부부처 한 곳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전교조가 판단해 청와대를 직접 압박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법원 판결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부가 법에 따라 결정한 사안을 자의적으로 뒤집는다면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만·정현진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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