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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전홍식의 SF 속 진짜 과학 15.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와 우주생활의 미래

15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와 우주생활의 미래
 
일러스트=임수연 [소년중앙]

일러스트=임수연 [소년중앙]

 
 
가까운 미래. 인류는 달을 넘어 화성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 아이를 갖게 됩니다. 아이는 지구가 아닌 화성에서 태어나죠. 최초의 화성인인 셈이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는 소년이 됩니다. 소년은 화성을 고향으로 삼아 살아가면서도 지구를 동경하게 됩니다. ‘지구로 가고 싶다’라는 동경은 지구의 소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더욱 깊어집니다.
 
 
결국 소년은 난생처음 지구를 방문합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상상만으로 느꼈던 바람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됐죠.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지만, 그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채팅으로만 만났던 지구 소녀를 직접 만났다는 거죠. 둘은 함께 지구를 여행합니다. 지구는 소녀에겐 고향이고 소년에게는 별천지 세상이죠. 서로 다른 입장에서 같은 시간을 나누며 둘은 점차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잔잔하고 평온한 순간은 조금씩 흐트러집니다. 소년의 몸이 이상을 일으키게 된 것이지요.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과 지구에서 태어난 소녀가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화성에서 시작되지만, 영화 ‘마션’과는 달리 화성인이 바라본 지구를 무대로 내용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지구를 향한 잔잔한 동경과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을 다루던 잔잔한 영화는 점차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그 이유는 지극히 과학적 사실에 있습니다. ‘소년이 화성에서 태어났다’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화성은 인류의 정착지로 가장 좋은 행성입니다. 엷지만 대기가 존재하며 바람이 붑니다. 곳곳에 물도 있죠. 밤이면 엄청나게 춥지만 금성처럼 지나치게 뜨겁지도 않습니다. 일 년은 지구보다 2배 정도로 길지만, 하루는 거의 비슷해서 밤낮의 생활도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매력적인 곳이지만, 화성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중력이 지구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60kg의 사람이 화성에 가면 20kg가 되죠. 절로 다이어트가 되니 좋다고요? 사실 낮은 중력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에서 태어나서 자랍니다. 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우리는 지구의 중력을 느끼며 그에 맞춰 살 수 있도록 성장합니다. 뼈는 물론이고 몸속 장기까지, 1G라는 지구 중력에 맞춰 움직일 수 있죠.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는 다릅니다. 3분의 1G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3배 중력을 견뎌야 하는 지구는 가혹한 지옥입니다. 몸무게가 3배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뼈와 심장도 3배의 무게에 견뎌야 합니다. 영화 속 소년이 아픈 것은 당연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지구에서 어느 정도 버틴 것만으로도 참 대단한 일입니다.
 
화성만이 아닙니다. 6분의 1G 밖에 안 되는 달이나 무중력 상태의 우주정거장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들이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들의 심장과 몸은 지구로 돌아오는 순간의 충격을 버티지 못할 테니까요. 
 
 
인류가 우주로 나가면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겠죠. 화성에서 태어나지 않더라도, 화성이나 달, 무중력 상태인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고 근육이 줄어듭니다. 운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약해지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오랫동안 우주에서 생활하고 지구로 돌아오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일어서기 힘들죠. 뼈가 약해지니 자칫 부러지기 십상이고 쉽게 회복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약한 중력에는 나쁜 점만 있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중력이 약하면 무거운 물건을 가볍게 들고 나를 수 있으며 높이 뛰어오를 수도 있죠. 어느 정도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칠 위험이 줄어듭니다. 게다가 지구에서는 만들기 힘든 온갖 물건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령 쇠를 녹여서 굳힐 때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쇠가 굳으면서 그 안에 미세한 균열이 잔뜩 생깁니다. 그만큼 쇠가 약해지게 마련이죠. 게다가 다른 금속을 뒤섞어 합금을 만들 때도 서로 무게가 달라서 완벽하게 섞기 힘들죠. 하지만 중력이 약해진다면 이런 문제는 줄어들 겁니다. 훨씬 튼튼하고 강한 금속이나 초합금을 만들 수 있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몸이 약해진 환자가 편히 지낼 수 있습니다. 심장질환이나 근육이 약해지는 환자, 그 밖의 많은 사람에게 우주 공간은 좋은 요양소가 될 것입니다. 
 
 
약한 중력은 무언가를 만들고 작업할 때 좋은 환경입니다. 우주시대에는 약한 중력에서 생활하는 일이 늘어나겠지요. 그만큼 그런 환경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도 늘어날 것이고요. 물론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약한 중력으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날도 올 겁니다. 영화에서처럼 약물이나 나노머신으로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거죠.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소년이 지구로 가겠다는 열망을 갖고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지구로 가고 싶다는 동경을, 소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우주 시대, 중력이나 환경이 우리의 여정을 가로막겠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할 것입니다. 하고 싶다는 바람은 육체도, 중력도 넘어설 수 있을 테니까요.
 
 
 
 
 
 
글=전홍식 SF&판타지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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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