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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일 간의 ‘블랙리스트’ 재판 마무리…김기춘ㆍ조윤선의 유ㆍ무죄 가를 3대 포인트는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이 기소 147일 만에 마무리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3일 두 사람과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등 블랙리스트 관련자 7명의 결심 재판을 진행한다.
 

3일 김기춘ㆍ조윤선 등 블랙리스트 7인 결심
피고인들 “블랙리스트 실체 없다" 주장해와
특검팀, “실제로 이에 따른 지원 배제 진행"
입증 어려운 '직권남용'죄 인정 여부도 주목
박준우·김영한 수첩 신빙성 놓고도 공방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2월 7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뒤 총 35회 재판이 열렸다. 검찰 수사 기록만 2만 쪽이 넘었고 청와대와 문체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선 공무원 등 50여 명의 관계자들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이 사건의 선고는 이달 중순 쯤 이뤄진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이 3일 마무리 된다. [중앙포토]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이 3일 마무리 된다. [중앙포토]

 
◇‘블랙리스트’는 특정 판본인가 vs 일련의 과정인가=지난 2월 28일 첫 공판 준비재판이 열린 이후 특검팀과 변호인이 가장 첨예한 대립을 펼친 것은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있느냐'였다. 4월 6일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청와대에 있을 때 청와대가 관리하는 명단이 없었고 문서가 있는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라는 명확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랙리스트는 특별한 기준이나 체계 없이 구두나 전화로 전달되면서 작성됐다. 이 때문에 작성자에 따라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오진숙 문체부 사무관은 지난 5월24일 재판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전화로 배제할 리스트를 불러줘 이를 반영해 보관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문서 형식 등과 상관 없이 지시와 그에 따른 이행이 있었다면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박준우 전 정무수석의 “김 전 실장의 지시로 민간단체 보조금 TF를 운영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직권 남용’인가 vs ‘국정 운영’인가=블랙리스트 7인방의 혐의는 직권남용(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죄)이다. 특검팀은 2013년 12월 김 전 실장이 수석비서관들에게 “반정부·반국가 좌파 단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내용을 주요 혐의로 봤다. 이 지시 때문에 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직원들이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 측은 첫 공판 준비재판 때부터 “정책 결정은 범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약 10년 간 좌파 진보세력에 편향된 정부 지원을 바로잡고자 한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였다”고 말했다
.
직권남용은 경계의 모호성 때문에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은 죄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확정된 직권남용의 판결 12건 중 9건은 무죄였다.
 
◇‘업무 수첩’ 결정적 증거인가=재판 과정에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내린 핵심 증거로 각종 수첩이 등장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과 박준우 전 정무수석, 강일원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의 업무 수첩이다.
 
특검팀은 김 전 민정수석의 ‘長 국정원에서 팀을 구성해 리스트를 만들어 추적해 처단토록 해야한다’와 박 전 정무수석의 ‘국립극단, <개구리> 상영 용서 안 돼’ 등의 메모를 내세웠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직접 “김 전 민정수석의 수첩 속 長이 비서실장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 전 수석 측도 수첩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강 전 행정관의 수첩 속 ‘좌파 생태계 대응방안 TF, 정무비서관실과 협업(2014년 11월 17일)’이란 내용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법정에서 “조 전 수석이 지시한 내용이 아니라 (조 수석 없이) 내가 주재하는 비서관실 회의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증언한 데 따른 것이다.
 
강 전 행정관의 ‘출판문화협회 회장(보수)(2014년 12월 24일)’란 메모에 대해서도 강 전 행정관이 “‘보수’가 월급을 뜻하는 의미로 기재된 것이다”고 밝히면서 특검팀의 주장이 깨지기도 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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