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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미래에셋 이끈 박현주 회장, '초대형IB' 갈림길

'영원한 개척자.'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1일 저녁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내건 구호다.
 

증권사 직원 모여 만든 미래에셋 창립 20년
국내 첫 뮤추얼펀드 대박으로 이름 알린 뒤 시장 개척
자기자본 8조 넘으면 은행과 '정면승부'
캐피탈 정점인 지배구조 편법 자산 불리기 논란도

박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룹의 모태는 1997년 7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회장(당시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당시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등과 함께 만든 미래에셋벤처캐피탈(미래에셋캐피탈)이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이듬해 박 회장의 이름을 딴 뮤추얼펀드(투자금으로 회사를 설립해 운용수익을 낸 뒤 분배하는 투자신탁)가 '대박'을 치면서다. 20년 전 30대 증권사 직원이 삼삼오오 모여 만든 회사가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큰 데 대해 벅찬 감정을 드러낸 박 회장은 이날 모인 350여명의 임직원에게 '첫 출근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1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미래에셋대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1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미래에셋대우]

 
박 회장은 "운용사의 운용자산 110조원과 증권·보험사의 예탁자산 250조원 등 360조원에서 10% 수익을 만들면 국부 36조원을 증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창업 관련 대형 프로젝트, 신재생에너지 투자, 고속도로 전설 등 투자 계획도 밝혔다.
 
무엇보다 급한 것은 국내 명실상부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발돋움이다. 이를 판가름하는 것이 자기자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기준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는 줄고 업무 범위는 넓어진다. 은행을 넘볼 수도 있다. 만일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으면 고객이 맡긴 돈을 굴려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운용과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업계 1위다. 최근 네이버와 상호 지분 투자는 초대형 IB로 한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로 자기자본이 3800억원 늘어나 7조원을 웃돌게 됐다"며 "자본 제고와 시너지 기대감 등이 더해져 늦어도 2019년 자기자본 8조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헤져나가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글로벌 IB가 이미 자리잡은 주요국과 달리 국내에서 초대형 IB는 기반이 없다시피 하다. 아직 총론만 있지 각론이 없다. 아직 그 길을 가본 금융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서도 "초대형 IB와 관련해서 아직 큰 그림만 있지 구체적인 사항이 없어 득실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정점에 있는 지배구조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박 회장이 34.3% 지분을 가진 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 18.5%를 보유한 사실상 지주회사다. 금융지주회사법상 미래에셋대우 지분가치가 캐피탈의 총자산 50%를 넘으면 캐피탈은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캐피탈은 그간 단기채권을 발행해 부채를 늘리는 식으로 미래에셋대우 지분 가치를 총자산의 50% 아래로 유지해왔다. 일각에선 캐피탈이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자산을 늘려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시민운동가 시절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지배구조는 각종 편법을 총망라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미래에셋금융그룹 관계자는 "캐피탈사 특성상 부채가 늘 수도 있지만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존의 사업을 확장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려고 하고 있다"며 "그와 함께 연말까지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박 회장은 행사에서 "오너 가족과 소수에게만 기회가 있는 폐쇄적인 조직이 아니라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개인 소유를 넘어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은 그룹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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