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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갈 길 먼 ‘자주 외교’…‘대한미국 대통령’의 현실

정상회담을 불과 20분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전 9시 55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한국기자단이 머물던 미국 워싱턴 리츠칼튼 호텔 앞에서 어딘가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표정은 어두웠다. 그리곤 “할 수 없다. 일단 가야겠다”며 회담장소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백악관 영빈관으로 떠났다.
 
영빈관은 호텔에서 차로 18분 거리다. 윤 수석은 한·미 단독정상회담 후 열리는 확대 정상회담 배석자다. 그가 지각을 각오하고 영빈관으로 떠난 이유는 양국이 회담전 이미 합의한 공동성명에 대해 미국이 ‘행정적 절차’를 들어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날 밤 청와대는 “공동성명에 대부분 합의했다"고 호언한 상태였다. "회담 전 공동성명을 완성하는 게 상식”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20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이 시작됐을 때도 나온다던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시차 때문에 국내 언론사 마감시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한국에선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무엇을 합의했는지 모를 상황이었다. 공동성명 원고를 재촉하는 기자단에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었다.
 
그 사이 미국 언론을 통해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섞인 정상회담 모두발언이 중계되고 있었다. 현지 TV화면에 비친 문 대통령의 표정은 어두웠다.
 정보에서 철저히 소외된 한국 기자단은 외신을 보고 정상회담을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던 문 대통령에게 한·미 무역 불균형 해소, 방위 분담금 인상 등 ‘돈’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만 부각될수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용 ‘정치 수사(修辭)’도 그대로 타전되어 나갔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배석했던 청와대 참모진이 돌아왔다. “돈(FTA)을 주고 안보를 샀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졌다. 참모진은 “절대 그렇지 않다. FTA 재협상이란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진일보한 공동성명에 이미 합의한 상태”라고 항변했다. “그럼 성명서를 공개하라”고 했지만 "외교관례상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양복 주머니엔 아직 ‘트럼프의 결재’가 나지 않은 공동성명서가 들어있었다. 발표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청와대도 답답할 따름이었다.
 
공동성명은 정상회담이 끝난지 7시간이 지나서야 나왔다. 이미 합의한 성명이 회담후 7시간이 지나서야 공개된 건 전례없는 일이었다. 성명서 공개되기까지의 7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골프를 치러간다며 백악관을 비우기도 했다.
공동성명은 문 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미국이 지지를 표한다는 내용을 주를 이루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논의를 시작했다”던 FTA 재협상에 대한 구체적 문구는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전 한·미 무역불균형 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다한 상태였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일뿐 결코 외교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트럼프 케어(보건법)’ 처리 등과 관련한 정치적 변수를 돌파하기 위한 국내여론 무마수단으로 정상회담을 활용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북핵 문제가 주로 담긴 성명서 발표를 미루게하고, 미국 언론 앞에서 한ㆍ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고 청와대나 외교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미국의 현지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국 일변도’의 외교노선에 대해 비판해왔다. 다자ㆍ자주 외교 노선을 본격 펼치기에 앞서 미국에서 노련한 트럼프대통령을 만나 혹독한 실전(實戰)을 경험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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