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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린 회사마다 쓴 맛 … 셔터스톡으로 10전 11기

[SUNDAY MBA] 뉴욕 예찬론 펴는 실리콘앨리의 기린아 존 오린저

미국 서부에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동부엔 ‘실리콘앨리(Silicon Alley)’가 있다. 실리콘앨리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안에 인터넷 뉴미디어 콘텐트 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1990년대 중반 뉴욕 경기가 침체되면서 41번가 이남의 빈 사무실로 인터넷 사업체들이 입주하면서 형성됐다. 신기술보다 전통적으로 뉴욕에서 번성해 온 방송ㆍ출판ㆍ언론ㆍ광고 등 미디어 산업에 인터넷을 결합한 콘텐트 제작에 주력한다. 뉴욕시 또한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사무실을 값싸게 임대해 주며 지원하고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없이 재도전
사진 공유로 연 매출 5억 달러
콕 집어 원하는 이미지 찾아주는
인공지능 검색 기능 개발하는 중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자리잡은 셔터스톡은 실리콘앨리에서 단연 선두주자다. 2003년 뉴욕에서 시작한 셔터스톡은 1억 개 이상의 이미지와 500만 개 이상의 비디오 클립을 보유하고 월정액을 낸 사용자가 정해진 만큼의 사진을 쓸 수 있게 해 준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지난해 5억 달러(약 55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이미지를 공급하는 19만여 명의 컨트리뷰터(사진작가)를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와 마케터들에게 연결해 주는 글로벌 콘텐트 플랫폼이 셔터스톡의 핵심역량이다.
 
자료: 셔터스톡

자료: 셔터스톡

셔터스톡을 창업한 존 오린저(43)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이 고향이다. 2012년 10월 회사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부호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실리콘밸리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돈을 투자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설립초기에는 오린저 혼자서 사진 찍는 것부터 웹사이트 디자인, 고객의 문의전화 응대까지 모든 일을 다 했다. 처음으로 직원을 고용할 때도 사진작가들이 아니라 개발자들을 고용했다. 지금도 직원 대부분이 예술인이 아니라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오린저의 사업이 매번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셔터스톡 이전에 10개의 회사를 창업했다가 쓴맛을 봤다. 오린저는 스토니브룩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콜롬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프로그래머이다. “나는 창업 욕구가 강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내가 창업한 온라인 팝업 광고 차단 회사는 하룻밤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에 해당 기능을 적용하면서 정말 하루 아침에 쫄딱 망했다.”
 
셔터스톡을 창업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실패 과정에서 가능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월정액 형태로 다양한 사진을 판매한다는 시도는 신선했다. 매번 쓸 만한 사진이 없다고 느끼는 마케터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 줬다. 수익은 사진작가들에게는 최대한 배분했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이 분야의 터줏대감이던 게티이미지까지 제칠 수 있었다.
 
“창업 초기에는 내가 찍은 3만 장 정도 되는 사진을 올렸다. 별로 좋은 사진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사기 시작했다. 이용요금은 월 20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전문 사진작가들이 수준 높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AP도 우리의 컨트리뷰터다. 사용자들은 원하는 사진의 수에 따라 월 29달러에서 239달러를 낸다. 사진작가들에게 지급한 수익금 지급액이 최근 누적으로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셔터스톡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한국에도 1000명의 컨트리뷰터가 있고, 이들에게 지금까지 지급된 수익금이 22만 달러 정도다. 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뉴욕 예찬론을 폈다.    
“수요가 상당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뉴욕은 국제적인 환경 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우리 회사가 뉴욕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혜택이나 다름없다.”
 
오린저는 요즘 인공지능(AI) 활용에 몰두하고 있다. 키워드 검색 방식으로는 매주 1억 장씩 올라오는 이미지 가운데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를 쉽게 찾아내기 어렵다.  
 

“사진마다 10~15개의 키워드를 붙이지만, 예를 들어 ‘제주도’와 ‘조랑말’을 입력해도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가 딱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고객의 반복되는 탐색 과정을 분석해 원하는 맞춤형 이미지를 제안하는 인공지능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첫 시도로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 키워드 제안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오린저는 상장으로 억만장자가 된 후에도 겸손한 기업인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취미로 헬리콥터 조종 자격증을 딴 뒤 주말이면 자가용 헬기로 허드슨 강가를 날아다니는 것이 유일하게 달라진 부분이다. 그는 “예전에 10번의 실패를 했기 때문에 셔터스톡 창업 때도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며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이 융합된 지금은 젊은이들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창업에 도전하기에 가장 좋을 때”라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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