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엿새째 입 닫은 안철수 … 지지율은 바닥, 추경은 예측불허

국민의당 제보 조작 파문 후폭풍
문준용씨 관련 제보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왼쪽 셋째)가 지난달 2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준용씨 관련 제보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왼쪽 셋째)가 지난달 2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대선 제보 조작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고 4일 시작될 임시국회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때리기에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입만 바라보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엿새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추미애 “침묵 짧을수록 좋아” 포문
박지원 “가담했다면 목 내놓을 것”
청문회 등 국회 일정도 안갯속

중도 지지기반 겹치는 바른정당
한국당 지지율 첫 추월 반사이익

 
당초 안 전 대표는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입장 표명을 검토했다. 하지만 제보를 조작한 이유미(38)씨가 검찰에 체포되자 직접 입장을 내놓기로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당 안팎에선 이씨가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안 전 대표가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끝내 입장 발표는 없었다. 안 전 대표 측근인 김경록 전 국민의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오늘 입장 표명은 없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의 적극적인 협조로 검찰 수사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安과 거리 두기 나서나
지난달 30일 찾아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안 전 대표 자택에는 취재진 1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안 전 대표는 물론 당 관계자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50대 주민은 “최근 안 전 대표를 봤다는 주민이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안 전 대표가 입장 발표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최악의 경우 정계 은퇴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에 처한 만큼 처신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도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는 국민의당 수뇌부를 향하고 있다. 1일 오후 이씨를 추가 조사한 검찰은 이르면 3일 피의자로 입건된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대선 기간 의혹 검증을 책임졌던 이용주(전 공명선거단장) 의원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이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에 앞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조언을 구한 사실도 드러났지만 박 전 대표는 “휴대전화를 비서관이 갖고 다녀 메시지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국민의당은 투 트랙 전략을 강구 중이다. 제보 조작 진상조사위를 꾸리는 한편 안 전 대표와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장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적극 나서서 수습과 위기 돌파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라는 게 당 주변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지도력을 보여주면 오히려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주당은 제보 조작 논란 닷새 만에 국민의당 때리기에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직접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안철수·박지원 두 분의 침묵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과연 국민의당이 대선 공작 사건에 대해 국민 앞에 진상을 제대로 밝힐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 하나 책임지겠단 사람이 없다면 공당 자격이 있는지 분노한 국민은 묻고 있다”며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곧바로 반발했다.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권 여당의 추 대표는 청문회·추경·정부조직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특히 대통령께서 외국 순방 중인데도 정국을 풀려고 하지 않고 꼬이게만 하면서 대통령 훼방꾼 노릇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야당이 존재할 때 튼실한 여당도 존재한다. 쯧쯧. 너무 큰 옷을 입으셨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글에서는 “만약 제가 조작 음모에 가담했다면 추 대표에게 제 목을 내놓을 테니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제가 관련이 없다면 추 대표는 뭘 내놓을 거냐”고 맞섰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이 같은 신경전은 다당제 국회라는 현실 속에서 미묘하게 얽혀 있는 경쟁 구도의 파생물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을 주요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전남북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쳐 23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에 완패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호남이란 지역 기반을 두고 두 당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에서 비롯된 갈등”이라고 해석했다.
 
제보 조작 후폭풍은 지지율 추이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 지지율이 6%에 불과했다. 이에 앞선 6월 넷째 주 조사 때 11%에서 일주일 만에 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2주 연속 68%로 변동이 없었다. 국민의당과 중도 지지 기반이 겹치는 바른정당은 반사이익을 누리는 중이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바른정당은 지지율 9%를 기록하면서 자유한국당(7%)을 처음 앞질렀다. 이혜훈 신임 당 대표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국민의당 지지율 폭락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추경안 상정” vs “인사 철회 없인 불가”
국민의당 제보 조작 파문은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추경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있는 국회도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3일 한국당 대표 경선이 마무리되면 변수는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야당이 ‘신(新)부적격 3종 세트’로 지목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달 28~30일 마무리됐지만 경과보고서 채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성원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음주운전 은폐, 논문 표절, 방산업체 로비스트 활동 등 자격조차 없는 후보라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다음 주 시작될 추경안 심사에 일단 참여하기로 했지만 청와대가 세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추경 심사 여부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3일 의원총회를 열고 부적격으로 판단한 장관 후보자 세 명에 대한 처리와 추경 심사 참여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당의 경우 제보 조작 파문에 따른 후폭풍으로 인해 국회 현안에 제목소리를 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5일 바른정당과 협조해 국회 예결위에 추경안을 상정하기로 하는 등 적극 공세에 나섰다. 추경 심사에 긍정적인 바른정당 의원들을 합해 과반이 되는 상임위부터 우선적으로 추경안 표결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바른정당과 함께할 수 있는 상임위부터 처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3일 새 당대표를 선출할 한국당 전당대회도 또 다른 변수다. 홍준표 대세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 대표가 누가 되든 한 단계 강화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3당 원내대표의 추경안 논의에 대해 “작당에 의한 처리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런 당내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4~5일에는 박정화·조재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예고돼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은 이미 6월을 넘겨 7월 임시국회로 넘어온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18일까지는 어떻게든 청문회와 추경·정부조직법 처리를 끝낼 방침”이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강기헌·김경희 기자 emckk@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