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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힐이 가까워졌다…'필리핀의 보석' 보홀 하늘길 열려

보홀 발리카삭의 바닷속 풍경. [사진 필리핀항공]

보홀 발리카삭의 바닷속 풍경. [사진 필리핀항공]

석양이 지는 보홀의 아로나 해변. 조진형 기자

석양이 지는 보홀의 아로나 해변. 조진형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600㎞ 떨어진 보홀의 한 해변가. 턱까지 숨이 찰 정도로 꽉 끼는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갖추고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 1년 내내 온화한 보홀 섬 온도(낮 평균 28도)와 비슷하게 수면 아래도 따뜻했다. 수심 10m. 해양 절벽이 나타나자, 교관이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내려가자는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절벽 아래 절경이 펼쳐졌다. 한 무리의 잭피쉬, 알록달록한 산호초, 그리고 큼지막한 주황 불가사리…. 오리발 주변으론 흰동가리 두 마리가 춤을 추며 따라왔다. 
'필리핀의 숨은 보석'이라는 보홀이 가까워졌다. 6월 23일 필리핀항공이 인천~보홀 직항 취항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천공항에서 마닐라로 간 뒤 현지 국내선으로 보홀로 이동하거나(비행시간만 5시간25분), 세부에서 페리로 보홀로 갔지만(6시간30분) 이젠 딱 4시간 30분이면 된다. 라이언 위 필리핀항공 영업총괄 부사장은 “보홀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매년 증가해 직항선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필리핀항공 6월23일부터 인천~보홀 직항 취항
해양 스포츠 즐기고 과거 스페인 유산도 볼만

필리핀항공이 6월 23일부터 인천~보홀 직항 취항을 시작했다. [사진 필리핀항공]

필리핀항공이 6월 23일부터 인천~보홀 직항 취항을 시작했다. [사진 필리핀항공]

포카리스웨트의 그곳, 버진아일랜드
보홀은 필리핀 81개 주(州) 중 한 곳. 제주도(1846㎢) 두 배가 조금 넘는 면적(4117㎢)으로, 필리핀에서 열 번째로 큰 섬이다. 탁빌라란 공항이 있는 보홀의 주도(主都) 탁빌라란은 해변 휴양지 팡라오 섬과 다리로 연결돼 있다. 이 섬은 버진아일랜드와 발리카삭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버진아일랜드는 우리에겐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촬영지'로 유명하다. 팡라오 섬의 아로나 해변에서 15~20분 간 보트를 타고 움직였다. 시속 80㎞로 보홀 바다를 시원하게 가르는 보트 옆으로 돌고래 무리가 힘차게 헤엄쳐 올랐다. 
보홀 팡글로 섬 인근의 미개발지역이자 사유지인 버진아일랜드. [사진 필리핀항공]

보홀 팡글로 섬 인근의 미개발지역이자 사유지인 버진아일랜드. [사진 필리핀항공]

버진아일랜드 입구의 경고판. 가운데 '키스 금지'가 눈에 띈다. 조진형 기자

버진아일랜드 입구의 경고판. 가운데 '키스 금지'가 눈에 띈다. 조진형 기자

버진아일랜드에 발을 내딛으니 한국 진도가 떠올랐다. 매일 한번 바다를 두 쪽으로 나누는 모래톱(폭 2~5m)이 나타나서다. 하루에 딱 한 시간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다. 수심(水深)에 따라 푸른색·에메랄드색·남색 등 다양한 바다 색깔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도 장관이다. 마치 삼색기(三色旗)가 펄럭이는 듯했다.
 
물을 뜨는 바다, 발리카삭 

발리카삭은 팡라오 섬에서 30분 거리다. 염도(鹽度)가 한국보다 4배 높아 물에 뜨기 쉽다. 그래서 스노클링을 즐기기 제격이다. 수중 바닥엔 사람 만한 바다거북이들이 기어 다녔다.
볼거리가 해변에만 있는 건 아니다. 섬 중앙 대평원 위 언덕인 초콜릿 힐은 필수 코스다. 키세스 초콜릿 모양과 닮아 '초콜릿 힐'로 불리는데, 언덕이 무려 1268개나 있다. 그중 가장 높은 언덕(높이 120m)에 위치한 전망대에 오르려면 220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전망대에 서면 보홀의 드넓은 밀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홀 로복강. [사진 필리핀항공]

보홀 로복강. [사진 필리핀항공]

초콜릿힐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 가량 이동하면 보홀에서 가장 큰 강인 로복강이 있다. 21㎞에 이르는 이 강의 3㎞ 구간에서는 '로복강 사파리 크루즈'라 불리는 유람선 투어가 지역 관광거리다. 습한 공기에도 밀림에서 끊임없이 뿜어내는 서늘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가장 작은 영장류, 타르시어
보홀에 서식하는 원숭이 타르시어. [사진 필리핀항공]

보홀에 서식하는 원숭이 타르시어. [사진 필리핀항공]

로복강에서 15분 거리인 타르시어보호센터에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인 타르시어를 볼 수 있다. 한국에는 ‘안경원숭이’로 알려져 있다. 몸 길이가 13㎝에 불과할 만큼 작고, 눈 크기는 얼굴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들은 센터 내 마련된 작은 밀림에서 열대나무 나뭇가지를 꼭 붙들고 있다. 손바닥 크기인 만큼, 열대나무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야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인 필리핀 가이드 최준식씨는 “타르시어는 성질이 온순해 공격성은 없지만 동공이 민감하다. 사진 촬영 시 카메라 플래시를 꼭 꺼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페인과 가톨릭의 땅
스페인과 가톨릭은 보홀을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다. 보홀 곳곳에 스페인풍의 성당, 지명 등 국가적(스페인)·종교적(가톨릭) 흔적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박치헌 필리핀관광청 과장은 "일부 관광객은 보홀의 스페인풍 형상과 잔재물을 보고 처음엔 의아해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필리핀이 330여 년(1565~1898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사실을 미리 알아두면 보홀 관광을 더욱 풍부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보홀 주도 타그빌라란의 혈맹기념상. [사진 보홀관광청 홈페이지]

보홀 주도 타그빌라란의 혈맹기념상. [사진 보홀관광청 홈페이지]

스페인이 보홀에 남긴 대표적 유산은 스페인 군인들이 축배를 든 모습이 형상화된 ‘혈맹 기념상’이다. 보홀 주도 타그빌라란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필리핀 원주민과 스페인 점령군이 맺은 우호적 관계를 기념한 것이다. 박치헌 과장은 "백인과 아시아인 사이에 맺어진 최초의 우호조약으로 기록돼 있다"며 "이를 기념하는 축제인 ‘산두고 페스티벌’이 매년 7월 보홀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스페인 식민시대 유산인 보홀 바클레욘 성당. [사진 필리핀항공]

스페인 식민시대 유산인 보홀 바클레욘 성당. [사진 필리핀항공]

타그빌라란에서 6㎞ 떨어진 바클레욘 성당도 가톨릭 문화가 새겨든 스페인 유산이다. 스페인 선교사들이 1727년 세웠다. 유네스코로부터 ‘오래 보존된 성당’으로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13년 필리핀 중부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현재 복구가 마무리 중이다.
알콜에도 스페인 문화가 녹아져 있다. 필리핀산 맥주 브랜드인 '산 미구엘'은 스페인 지배 당시 원주민들이 스페인인의 맥조 제조 기술을 전수받고 만든 것이다. 
 
필리핀 여행, 괜찮을까
 
최근 계엄령으로 여행금지지역이 된 필리핀 중부 민다나오와 달리 보홀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꼽힌다.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여행경보단계 중에선 가장 안전한 남색경보(6월 28일 기준) 지역이다. 배우 출신 세사르 몬타노 필리핀관광진흥청장은 "현재까지 보홀은 테러 및 반군 활동이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관광 경찰(tourist police)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보홀에 새 공항이 세워진다. 에드가샤또 보홀 주지사는 "현재 있는 보홀 탁빌라란 공항엔 매일 국내선 13편과 국제선 1편을 운영하며 연간 60만명까지 수용한다"며 "내년 6월 팡라오국제공항이 세워지면 수용 인원이 200만명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보홀=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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