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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ㆍ미 정상 첫 만남서 쓰나미 압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그의 옆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자리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그의 옆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자리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쓰나미처럼 한국을 압박했다. 대북 강경 정책을 바꿀 의향이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연 뒤 함께 한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은 무모하고 잔혹한 정권”이라고 강경 비난했다. 한ㆍ미FTA를 놓고도 “훌륭한 협정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공동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최대 뇌관으로 여겨졌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만 거론하지 않았을 뿐 방위비분담금 문제까지 새롭게 거론했다. 한ㆍ미동맹을 좌우하는 대북 정책, 무역,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3대 현안을 모두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보여준 북한 인식은 ‘압박’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무모하고 잔혹한 북한 정권” “북한이라는 위협”이라는 직설적 표현이 두 차례나 등장했고, 북한을 더는 봐주지 않겠다는 자신의 속내도 표현했다. 그간 밝혀왔던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에 이어 “솔직히 말해 인내는 끝났다(Frankly that patience is over)”는 다섯 단어로 대북 정책을 알렸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은 물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요구하는 현 단계의 전략은 압박 강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역내 강국과 모든 책임 있는 나라가 제재를 이행하고 북한이 더 좋은 길로 가도록 요구하는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한ㆍ미FTA를 실패한 협정으로 비판해 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머스 라이트 미국ㆍ유럽센터국장에 따르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신이다. 바뀌기 어렵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미FTA가 체결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늘었다”라며 수치까지 들었다. 그는 “한국 회사들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파는데 미국 업체들은 호혜적인 기반에서 (한국 업체들과) 똑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철강을 놓고 “한국에 철강 덤핑을 중단하고 요구했다”고 말해 정상회담때 철강 분야를 거론했음을 알렸다.
 
 그간 미국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을 향해 무역 적자를 해소하라고 요구한 적이 꽤 있다. 빌 클린턴 정부는 김영삼 정부에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ㆍ미FTA의 자동차 분야 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미동맹을 뒷받침하는 경제적 유대의 상징으로 양국 정부가 평가해 왔던 한ㆍ미FTA 자체를 실패한 협정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닥쳐 올 파고가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로 보면 한국 정부가 내심 기대해왔던 한ㆍ미FTA의 미세 조정 차원을 뛰어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미FTA가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8일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놓고 한국을 옹호하는 듯한 얘기까지 했다. “한국은 자국내 미군 주둔을 위해 상당한 돈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공동 언론발표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주한미군 지원에서 공정한 분담을 보장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며 “비용 분담은 정말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방위비분담금 문제가 한ㆍ미가 다룰 현안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에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핵 문제를 놓곤 대화 보다 압박을 전면에 내세웠고, 무역을 놓곤 한ㆍ미FTA 재협상을 공식화했다. 그간 수면 아래에 있었던 방위비분담금까지 양국 협의 대상으로 끌어 올렸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미 안보 동맹에 대해선 역대 정부와 인식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한국전쟁참전공원에서 헌화한 것을 거론하며 “우리는 미국 국민과 한국 국민들이 자유로운 한국을위해 용감하게 함께 싸우다 죽었던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첫 정상회담은 '트럼프 스타일'이 한국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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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