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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400원 횡령한 버스기사 해고 정당"…노동계 반발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희진씨. [사진 참소리]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희진씨. [사진 참소리]

"버스요금 2400원을 횡령했다"며 회사에서 해고당한 50대 운전기사에 대해 대법원이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전 호남고속 기사 해고무효소송 상고 기각
"해고 정당하다" 취지…'심리 불속행' 판결

1심 "해고 과하다"…1월 항소심서 뒤집혀
당사자 이씨 "정부 바뀌어 기대했는데…"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9일 "승객에게 받은 버스요금 2400원을 빠뜨린 채 회사에 납입해 해고된 전 호남고속 소속 시외버스 기사 이희진(53)씨가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상고를 지난달 31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과 원심 판결 및 상고 이유를 모두 살펴봤으나 상고인의 상고 이유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이른바 '심리 불속행' 판결을 내렸다.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희진씨. [사진 참소리]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희진씨. [사진 참소리]

이씨는 2014년 1월 3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 우석대에서 출발해 서울 남부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를 운전하면서 경유지인 완주 3공단 정류장에서 성인 승객 4명의 요금(1인당 1만1600원)을 학생 4명(1인당 1만1000원) 분으로 운행일보에 적고 4만4000원만 회사에 입금하고 2400원은 빼돌렸다는 이유로 그해 4월 해고됐다.
 
이씨는 "17년간 몸담았던 회사에서 2400원 때문에 쫓겨나는 것은 억울하다"며 해고무효 소송을 냈다. 2015년 10월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민사2부(부장 김상곤)는 "2400원 미납은 이씨에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해고는 과하다"고 선고했다.
 
"17년 동안 운송수입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인 데다 그 액수도 상당히 적은 금액에 해당되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재판부는 후속 절차로 회사 측에 "이씨를 10일 안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에 받지 못했던 2380만원의 임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회사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했다. 지난 1월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고법 전주 민사1부(부장 함상훈)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것은 그 액수의 다과(많고 적음)를 불문하고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정태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 사무국장은 "사측이 이번 사건에 쓴 변호사 비용 1억1000만원은 이씨를 2년간 채용해서 쓸 수 있는 금액"이라며 "한 노동자를 생계까지 막아가면서 해고한다는 데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민노총에 따르면 사측은 이달 초 전주지법에 이씨를 상대로 소송비용액확정 결정 신청을 한 상태다. 정 사무국장은 "논란이 많은 사건을 심리도 하지 않고 판결을 내린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도 바뀌고 문재인 대통령도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인 편이어서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예상 밖의 판결이 나왔다"고 말했다. 급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2014년 8월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했다.
 
군인과 대학생, 중학교 1학년생 아들 셋을 둔 이씨는 "그동안 생계는 아내가 식당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양쪽 집안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초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취직해 헌혈차량을 운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대법원에서 끝났으니 이제 어떻게 못 하잖느냐"며 "새로운 살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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