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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그림, ‘흡연 예방’ 효과가 제법이네

지난해 12월부터 표기가 의무화된 담뱃갑 경고그림은 10종의 그림으로 구성됐다. 폐암과 구강암 등 흡연으로 생기는 부작용을 생생하게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다. [중앙포토]

지난해 12월부터 표기가 의무화된 담뱃갑 경고그림은 10종의 그림으로 구성됐다. 폐암과 구강암 등 흡연으로 생기는 부작용을 생생하게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다. [중앙포토]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2)씨는 비흡연자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누군가 담배를 꺼내서 물면 인상을 찌푸리곤 한다. 담배 연기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표기가 의무화된 담뱃갑 경고그림이 '담배는 해롭다'는 생각을 강하게 만들었다.
 

올해 성인·청소년 경고그림 인식도 조사 결과 공개
경고문구보다 그림이 '흡연 부작용' 인지에 효과

성인 흡연자 절반 '금연 결심', 비흡연자는 80% 안팎
10종 그림 중에선 구강암 등 질병 보여준 게 효과 커

경고그림 면적은 "좁으니 담뱃갑의 80%까지 늘려야"
정부 "경고그림은 세계적으로 효과 입증, 확대 검토"

 그는 "집 근처 편의점에 진열된 담뱃갑의 환자 사진을 볼 때마다 굳이 몸에 좋지 않은 담배를 피울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앞으로도 담배는 절대 피우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폐암·구강암·뇌졸중·성기능 장애…. 흡연의 폐해를 알려주는 10종의 담뱃갑 경고그림이 '금연'보다 '예방' 효과가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씨처럼 경고그림을 보고 "담배에는 아예 손을 대지 말자"고 결심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흡연 폐해를 경고하는 10종의 경고그림. 직접적인 질병의 고통을 보여주는 주제(병변)가 5개, 흡연 폐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주제(비병변)가 5개씩이다. [중앙포토]

흡연 폐해를 경고하는 10종의 경고그림. 직접적인 질병의 고통을 보여주는 주제(병변)가 5개, 흡연 폐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주제(비병변)가 5개씩이다. [중앙포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9일 담뱃갑 경고그림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조사는 경고그림 표기 담배가 본격 유통되기 전인 올 2~3월과 시중에 활발히 유통된 5월 두 차례로 나눠 성인·청소년 2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효과성을 5점 만점으로 잡은 뒤 낮으면 1점, 높으면 5점으로 매겼다. 그 결과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을 알리는 데 기존의 경고문구(2.41점)보다 경고그림(1차 3.94점, 2차 3.62점)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글자보다는 생생한 그림으로 담배의 부작용을 전달하는 게 눈에 더 잘 들어온다는 의미다.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이 각각 건강 위험성 고지, 금연, 흡연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이 각각 건강 위험성 고지, 금연, 흡연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특히 경고그림은 아직 담배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끊는 금연 효과(3.74점)도 크지만 흡연 시작 자체를 막는 효과(4.03점)가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 중 성인 흡연자의 절반(49.9%)이 경고그림을 보고 금연을 결심한 적 있다고 답했다. 비흡연자에선 성인의 81.6%, 청소년의 77.5%가 "앞으로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선필호 건강증진개발원 금연기획팀장은 "외국에서도 경고그림이 청소년 흡연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연·예방 효과 모두 1차 조사보다는 2차 조사에서 점수가 소폭 떨어졌다. 경고그림을 오래 보다 보니 익숙해졌거나 그림 면적이 당초 생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어떤 그림이 흡연의 폐해를 가장 잘 전달했을까. 10종 그림별 효과를 물었더니 성인은 구강암(3.97점)-후두암(3.96점)-심장질환(3.71점), 청소년은 후두암(3.8점)-구강암(3.67점)-심장질환(3.55점) 순으로 효과가 크다고 꼽았다. 입에 생긴 커다란 종양, 목에 구멍이 뚫린 모습, 심장 수술을 위해 가슴을 연 장면이 '가장 충격적'이라고 보는 사람이 대부분인 셈이다.
  
 반면 교체가 필요한 경고그림으로 성인은 피부노화(46.2%)와 성기능 장애(45.7%), 청소년은 뇌졸중(46.5%)과 피부노화(44%)를 각각 꼽았다. 이는 특정 연령대나 성(性)을 대상으로 하거나 그림 표현력이 부족해 인식 효과가 다소 낮은 그림들이다.
 대체적으로 직접적인 질병의 고통을 드러낸 그림이 흡연의 부작용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그림보다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선필호 팀장은 "그림의 혐오도가 강할수록 기억에 생생히 남는 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고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참고용이며, 2년 주기로 실시되는 경고그림 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성인과 청소년 모두 경고그림 크기에 대해선 ‘불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행법상 경고그림과 문구를 합쳐 담뱃갑 앞뒷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성인의 29.9%, 청소년의 38.3%는 ‘좁다’고 답했다. ‘넓다’고 답한 응답자(성인 19.6%, 청소년 12.3%)와 비교하면 지금보다 면적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다. 
 
  그러면 경고그림의 적절한 면적은 얼마일까. 담뱃갑 면적의 80%가 적당하다는 의견(성인 27.6%, 청소년 29.2%)이 가장 많았고 아예 100% 채워야 한다는 비율도 17% 정도 나왔다. 
경고그림, 금연과 예방 같이 잡는다
담배의 폐해를 알리는 경고그림은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으로 꼽힌다. [중앙포토]

담배의 폐해를 알리는 경고그림은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으로 꼽힌다. [중앙포토]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으로 꼽히는 담뱃갑 경고그림은 2001년 캐나다가 처음 도입했다.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105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선필호 팀장은 "경고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정책으로 국내에서도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장기적으로는 담뱃갑에서 회사 브랜드 등을 모두 빼고 경고그림과 문구로만 채우는 '플레인패키징'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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