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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손실 2조인데 파업하겠다는 한국GM 노조

대표적인 강성 노동조합(노조)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노조가 새 정부 들어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완성차 회사 중 유일한 적자
노조, 기본급 인상 더해 성과급 요구
회사 측에 생산 물량 확약 주장도
“새 정부 출범 과정서 무리한 요구”

임금협상이나 임금 및 단체협상 테이블에서 제시한 일부 내용은 사용자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규모 파업으로 이어지면 새 정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가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금속노조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도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조 신청에 대해 행정지도명령이나 조정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 중 조정중지명령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권리를 얻는다. 지난해 822건의 쟁의조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1.7%(14건)만 행정지도명령을 내렸다. 노조가 쟁의조정신청을 한다면 파업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난해 한국GM이 63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 중 유일한 적자 기업이다. 최근 3년 동안 한국GM의 영업적자는 1조971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을 인상하고 11개 항목의 수당을 신설·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성과급 지급안도 포함돼 있다. 전체 조합원에게 통상임금(평균 424만7221원)의 5배를 달라는 내용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단체협약에서 ‘고용 보장’을 요구한다. 현대차 노조는 ‘4차 산업혁명으로 공장 자동차 시스템이 확산하고 엔진이 필요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근로자가 20% 줄어든다’며 일자리가 줄어도 고용을 서면으로 보장하라는 입장이다. 또 현대차는 노조와 의견 차이로 8개월치 일감에 달하는 시내버스(약 2000여대) 주문을 받고도 증산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첫해 자동차 노조는 사실상 협상이 불가능한 무리한 내용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은 8일 열린 5차 임금교섭에서 각 공장의 물량을 확약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GM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 후속 모델과 대형 세단 모델을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소형 세단 크루즈의 해치백 모델을 군산공장에서 생산하게 해달라는 식이다. 지난 21일 GM 본사가 ‘9월에 미국 캔자스공장 근로자 1000여 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한국GM 노조는 물량 확보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20일에는 현대·기아차 노조가 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연대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통상임금 소송을 중단하고, 노조가 청구한 금액을 사용자 측이 일방적으로 지급하면, 이 중 7% 정도를 기금으로 내놓겠다는 실현 가능성 부족한 주장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꺼내 시간을 지연하는 것은 사실상 ‘파업하겠다’는 의지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 요구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 새 정부 출범과 유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동근 교수는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노동계가 지분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성락 금속노조 기아차노조 지부장은 11일 노사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일자리·재벌개혁·비정규직에 대해 말한다. 회사도 해결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박유기 현대차노조 지부장도 4차 교섭장에서 새 정부 출범을 거론하며 “노정·노사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국GM지부 노조는 ‘2017년 임금교섭 요구안’ 하단에 “문재인 정부는 다수 국민의 지지로 출범했지만 (사회 대개혁이라는) 국민의 열망은 남아있다. 그렇지 않다면 투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노조가 줄줄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국정 운영 계획을 마련 중인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권에 계산서 청구하듯이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기 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권 출범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인 만큼 노동계도 느닷없이 총파업을 강행하기 보다는 새 정부가 1년 정도 정책을 가다듬을 시간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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