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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홍차에서 쏘렌토 한 잔하며 ‘기아차, 드롭 더 비트?’

기아차가 29일 개관한 BEAT360 건물 뒷편 정원에 전시한 카니발 차량을 해먹에서 바라본 모습. 문희철 기자.

기아차가 29일 개관한 BEAT360 건물 뒷편 정원에 전시한 카니발 차량을 해먹에서 바라본 모습. 문희철 기자.

미국·캐나다에는 모터사이클의 대명사 할리데이비슨을 모티브로 한 카페가 있다. 다소 지저분한 그래피티와 거대한 성조기로 뒤덮인 건물에서 여기저기 흩어진 거친 파벽돌 사이로 시끄러운 클럽 음악이 빵빵 터져 나온다. 가죽점퍼나 망사스타킹 같은 패션 아이템 정도는 걸쳐줘야 할 것 같은 이 공간은 그 자체가 할리데이비슨 문화의 상징이다.
 

기아차 최초 공간 마케팅 공간 'BEAT360'
고급 수트, 라이방 선글래스 전시·판매도
홍차·녹차로 유명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 입점
전시장은 세련됐지만 차량과는 따로 노는 느낌

이처럼 유서 깊은 브랜드는 종종 제품의 브랜드를 표현하기 위해 ‘공간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간 마케팅을 시도하는 국내 브랜드는 많지 않다.
 
“폴크스바겐처럼 세계적인 국민 브랜드가 되겠다(이형근 기아차 부회장)”며 ‘2030년 글로벌 톱5 브랜드’ 전략을 추진 중인 기아자동차가 국내 마케팅 역사에 남을 시도를 했다. 기아차는 29일 자사 최초로 브랜드 체험관 ‘BEAT360’을 개관했다. 본지는 언론사 최초로 개관 전 BEAT360을 둘러봤다.
 
29일 압구정동에서 개관한 BEAT360 건물 외관. 7553개의 직사각형 패널을 각각 다른 각도로 붙여 입체적으로 보인다. 문희철 기자.

29일 압구정동에서 개관한 BEAT360 건물 외관. 7553개의 직사각형 패널을 각각 다른 각도로 붙여 입체적으로 보인다. 문희철 기자.

BEAT360는 압구정동 한화갤러리아백화점 바로 옆 건물로 명품거리 초입에 위치한다. 나름 고급 자재를 사용한 빌딩들 사이에서도 BEAT360 건물은 단연 외관이 돋보인다. 7553개의 직사각형 패널을 각각 다른 각도로 붙여, 보는 시각에 따라 건물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기아차의 브랜드 방향성인 ‘또 다른 박동(A Different Beat)’과 역동적인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한다”고 외관 디자인을 설명했다.
 
BEAT360 오피스 라운지의 '카 카운셀링 존.' 자동차 관련 문의나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문희철 기자.

BEAT360 오피스 라운지의 '카 카운셀링 존.' 자동차 관련 문의나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문희철 기자.

300억원을 투자한 1881㎡(570평) 규모 전시장 내부는 크게 3가지 공간으로 구성된다. 건물 입구 로비를 기준으로 왼쪽 전시장은 오피스 라운지 공간이다. 원목테이블과 책장으로 구성한 ‘카 카운슬링 존(car counseling zone)’에서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궁금증을 문의할 수 있다. 은은한 조명과 재질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지만, 동시에 가로무늬 책장이 자동차의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민감한 문제를 조용히 상담하고 싶다면 밀폐된 1대1 부스도 있다.
29일 개관한 BEAT360 뮤직라운지. 원하는 주행 상황을 설정하면, 어울리는 음악이 헤드셋에서 흘러나온다. 문희철 기자.

29일 개관한 BEAT360 뮤직라운지. 원하는 주행 상황을 설정하면, 어울리는 음악이 헤드셋에서 흘러나온다. 문희철 기자.

29일 개관한 BEAT360 뮤직라운지. 문희철 기자.

29일 개관한 BEAT360 뮤직라운지. 문희철 기자.

 
체험관 명칭(BEAT360)은 ‘360도 전방위에서 음악의 비트 같은 두근거림(beat)을 제공하는 공간’이란 뜻이다. 전시장 안쪽 ‘뮤직 라운지’ 좌석에서 실제로 비트를 들을 수 있다. ‘오감(五感)으로 경험하는 브랜드’를 표방한 BEAT360이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만든 장소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태블릿PC에 원하는 주행 상황을 입력하면, 적합한 드라이빙 코스·차종·음악을 추천한다.
기아차의 고성능 세단 스팅어를 전시한 BEAT360 브랜드 체험관은 스팅어와 어울리는 선글래스나 가죽 제품도 판매한다. 문희철 기자.

기아차의 고성능 세단 스팅어를 전시한 BEAT360 브랜드 체험관은 스팅어와 어울리는 선글래스나 가죽 제품도 판매한다. 문희철 기자.

기아차는 BEAT360을 ‘상상과 영감의 공간’으로 자칭한다. 스팅어 전시 공간은 이런 의미가 잘 담긴 공간이다. 기아차가 스팅어 핵심 고객군을 꼽은 드리밍 옴므(Dreaming Homme·진취적 성향의 30~40대 고소득 전문직 남성)를 겨냥한 소품이 곳곳에 보였다. 라이방 선글래스(25만8000원)·가죽 파우치(27만9000원)·카드지갑(11만9000원) 등을 고급 수트와 함께 전시·판매하고 있다. 
기아차는 “평범한 일상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새로운 삶에 영감을 주기 위해서 공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BEAT360 오피스 라운지 공간. 소품으로 사용한 수트가 인상적이다. 문희철 기자.

BEAT360 오피스 라운지 공간. 소품으로 사용한 수트가 인상적이다. 문희철 기자.

 
BEAT360 브랜드 체험관에 디지털 콘텐트와 함께 전시한 스팅어 차량. 문희철 기자.

BEAT360 브랜드 체험관에 디지털 콘텐트와 함께 전시한 스팅어 차량. 문희철 기자.

왼쪽 전시장에서 시각·청각이 자극을 받는다면, 오른쪽 전시장은 미각·후각이 예민해진다. 홍차·녹차로 유명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Steven Smith Teamaker)’ 커피숍이 오른쪽 전시장 한가운데 입점있다. 나름 ‘아는 사람만 안다’는 미국 포틀랜드주에서 소량 생산하는 차 브랜드다. 스티븐 스미스는 스타벅스에 ‘타조티(TAZO tea)’를 납품하던 인물이다. 기아차 경차 모닝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를 음미할 수 있다.
 
BEAT360 브랜드 체험관 내부에 입점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 커피숍. 건너편으로 일렬로 붙인 십수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보인다. 문희철 기자.

BEAT360 브랜드 체험관 내부에 입점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 커피숍. 건너편으로 일렬로 붙인 십수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보인다. 문희철 기자.

전시장 벽면은 일렬로 늘어선 십수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시각적 즐거움을 자극한다. 음악의 비트를 시각화한 형상이 디스플레이 되는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공간 구성이 인상적이다.
 
BEAT360 전시장 인포메이션 데스크 옆에 전시된 기아차 경차 모닝. 문희철 기자.

BEAT360 전시장 인포메이션 데스크 옆에 전시된 기아차 경차 모닝. 문희철 기자.

건물 뒤편으로 야외 가든이 펼쳐진다. 카니발·쏘렌토·스포티지·모하비 등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시된 공간이다. 담장에 나무를 심고 곳곳에 해먹을 걸어놓아 휴식을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차량을 만지거나 타볼 수 있다.  
 
기아차가 29일 개관한 BEAT360 건물 뒷편 정원에 전시한 쏘렌토 차량. 문희철 기자.

기아차가 29일 개관한 BEAT360 건물 뒷편 정원에 전시한 쏘렌토 차량. 문희철 기자.

국내에 이색적인 브랜드 체험 공간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음악을 듣거나 소품을 보고 차량을 만지는 과정에서 기아차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소품으로 잔뜩 치장한 BEAT360은 ‘기아차가 압구정 금싸라기 땅에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고급차야’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 든다. 명품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치를 인정받는 법이다.  
 
BEAT360 브랜드 체험관 내부에 입점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 커피숍에서 제공한 커피. 문희철 기자.

BEAT360 브랜드 체험관 내부에 입점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 커피숍에서 제공한 커피. 문희철 기자.

또 BEAT360은 공간 마케팅의 본질을 놓쳤다는 아쉬움도 스친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의자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이유는 의자가 가장 적절한 공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시장 자체는 세련되고 고급스럽지만, 차량과는 따로 노는 느낌이다. 
 
비싼 자재보다 중요한 건 차량의 본질적 가치다. 도로를 질주해야할 차량을 고급 커피숍에 넣어두는 건 무의미하다. 크리스탈 유리 장식장 안에 할리데이비슨을 박제둔다면 히피 문화를 느낄 수 있을까. 커피도 시원하고 소품도 좋았지만, 결국 가장 궁금했던 기아자동차만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며 브랜드 체험관을 나섰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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