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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의 하루명상]천 개의 꽃잎을 가진 꽃

 인도에 카비르(1440~1518)라는 사상가가 있었다.  
그는 시인이자 종교개혁가이기도 했다.  
 
당시 인도에서는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격렬하게 대립했다.  
힌두교인의 눈에는 ‘단 하나의 하나님’을 주창하는 이슬람교는 편협하기 짝이 없었다.  
힌두교에는 무려 3억이 넘는 신이 있는데 말이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이슬람교인의 눈에 힌두교는 그야말로 ‘이단’이었다.  
단 한 분이신 하나님 알라를 믿지 않고,
숱한 ‘잡신’들을 섬기며 우상숭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두 종교의 싸움에는 끝이 없었다.  
 
카비르는 양쪽의 성직자들을 거세게 비판하고 조롱했다.  
성직자들은 ‘종교적 잣대와 의식을 지키는가’란 외형적 껍데기를 따지면서,
오히려 분열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카비르는 이렇게 말했다.  
 
“종교적 진실은 힌두교인도, 이슬람교인도 똑같이 도달할 수 있는 마음과 행위의 내적인 고결함에 있다.”  
 
그에게는  
막막하고 광활한 종교의 바다에서  
껍데기를 보지 않고,
알맹이를 보는 안목과 지혜가 있었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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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비르의 글 중에
‘꽃들의 정원으로 가지 마라’는 짧은 시가 있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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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정원으로  
  가지 마라.
 
  친구여
  거기로 가지 마라.
 
  그대 몸 안에  
  꽃들의 정원이 있다.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 위에  
  자리를 잡아라.  
 
  거기서  
  무한의 아름다움을 응시하라.’
 
백성호의 하루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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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비르가 말한 ‘천 개의 꽃잎’이란 뭘까.  
그런 꽃잎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그걸 찾기 위해  
교회로 가고, 성당으로 가고, 절로 가고, 사원으로 간다.  
 
그런데 카비르는 이렇게 말한다.  
“그대 몸 안에 그런 꽃이 있다.”
 
사원에서, 교회에서, 성당에서  
종교적 격식에 매달려  
그 꽃을 찾지 말라고 한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사원과 교회와 성당도  
그 꽃을 찾기 위한 도우미일 뿐이다.  
그러니
바깥에서 그 꽃을 찾지 말라고 한다.  
 
 
왜 그럴까.
우리 몸 안에  
그 꽃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 안에서 그 꽃을 찾으라고 했다.  
그 꽃 위로 앉으라고 했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그렇다면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이 어디에 있을까.
다름 아닌  
나의 내면이자, 우리의 일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곳에서  
‘천 개의 꽃잎’이 피고 진다.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오늘 내릴지 모르는 소나기,
출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김밥 파는 아주머니의 외침,
다음 정차역을 알리는 안내 방송까지  
모두가 하나씩의 꽃잎이다.  
 
카비르는  
그런 꽃잎들 속에서
‘무한의 아름다움’을 보라고 했다.  
 
순간에 깃든,
그 영원의 아름다움을 보라고.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의 하루명상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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