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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모스다] (17) 피할 수 없는 두가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하) 드리프트

[사진 리라 칼리스 페이스북]

[사진 리라 칼리스 페이스북]

전세계에 걸쳐 수만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드리프터가 있다. 앳된 모습을 뽐내는 소녀, 리라 칼리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칼리스는 올해 6살이 된 미국의 소녀로, 프로 스케이트보더 존 칼리스의 딸이다. 이 '꼬마 드리프터'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만도 8만명이 넘는다.  
 
차가 미끄러지는 순간, 스웩(Swag,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희곡 '한여름밤의 꿈'에서 처음 사용한 말. 당시 '건들거리다', '잘난척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과 달리 최근엔 힙합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기만의 멋'을 일컬을 때 쓰인다) 넘치게 한 손으로 브이를 하는 포즈는 칼리스의 시그니처가 됐다.
[사진 스피드소사이어티][사진 리라 칼리스 페이스북]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스릴을 즐기는 칼리스는 여전히 어리지만, 애기 때부터 남다른 기질을 보였다. 아버지가 사랑을 듬뿍 담아 촬영한 영상을 보면, 3살의 칼리스는 이미 전동차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며 드리프트를 즐기고 있다. 앞선 모터스포츠 다이어리에서 2만자 가까이 할애하며 설명한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완벽히 체화한 모습이다.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피할 수 없는 두가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의 마지막 이야기는 바로, 드리프트다.
 
드리프트는 무엇일까. 자동차 용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코너를 돌 때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는데, 이런 상태를 드리프트라고 한다"고 한다. 물론, 실제 드리프트 경기에선 이 정의처럼 '풀 스로틀'을 하는 경우보다 적정 선에서 '이븐 스로틀'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위와 같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드리프트의 시작? 괜히 억울한 드리프트>
[영화 '이니셜D']

[영화 '이니셜D']

드리프트는 항상 억울했다. 모터스포츠 밖에서도, 그리고 안에서도 말이다.
 
드리프트는 마치 '불법'과 '위험천만'이라는 수식어가 당연하다는 듯 여겨졌다. 드리프트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 드리프트는 일본의 굽이진 산길에서 시작된 만큼, 역사의 시작 단계에서 '드리프트'와 '경찰 단속'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름의 규칙이 생겼고, 일반 차량이 통행하는 '공도'에서 '통제된 장소'로 옮겨지며, 드리프트는 점차 '음지'에서 '양지'로 옮겨왔다. 어엿한 '스포츠'로 변모한 것이다.
 
[영화 '이니셜D']

[영화 '이니셜D']

이렇게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양지'로 나온 드리프트지만, 이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공인하는 모터스포츠가 아니었다. '세계 ㅇ대 스포츠'의 단골 손님인 F1을 비롯(물론, 최근엔 그 지위가 간당간당하지만), 다양한 모터스포츠는 FIA 공인 또는 FIA 산하 단체가 공인하고 있다. 하지만 드리프트는 국제 대회가 해마다 개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IA 비공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프리스타일 축구가 자체적인 국제 협회까지 있으면서도 FIFA가 인정하는 스포츠가 아닌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드리프트, '변방' 설움 딛고 정식으로 인정받다>
[사진 FIA 홈페이지]

[사진 FIA 홈페이지]

[사진 FIA 홈페이지]

[사진 FIA 홈페이지]

그런데 최근, 이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일어났다. FIA가 처음으로 국제 드리프트 공인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FIA 스포츠 컨퍼런스에선 이같은 역사적인 결정이 이뤄졌다.
 
FIA는 'FIA 대륙간 드리프팅 컵 2017(FIA Intercontinental Drifting Cup 2017)'을 오는 9월 개최한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첫 경기의 개최지는 '드리프트의 시발지', '드리프트의 종주국'인 일본이다. 장 토드 FIA 회장은 "이는 FIA에 있어 매우 중요한 종목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처럼 FIA가 전세계 모터스포츠 발전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드리프트가 더 많은 젊은이들과 매니아들을 불러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회의 프로모션을 맡은 일본 선프로스(SUNPROS)의 사이타 이사오 대표는 "종주국인 일본에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이를 통해 드리프트 대회를 전세계로 확장하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이타 대표는 지난 1988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드리프트 대회인 'D1 그랑프리'의 설립자로, '드리프트계 대부'로도 불린다.
 
<한국에서의 드리프트>
[사진 인제스피디움 드리프트컵 페이스북]

[사진 인제스피디움 드리프트컵 페이스북]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드리프트는 어떤 모습일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드리프트는 생소한 모터스포츠다. 일반인들에겐 자체 대회를 통한 드리프트보다 쇼런 등 행사에서의 '시연' 정도의 드리프트만 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출시된 한 국산차가 이러한 드리프트를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 덕에 이를 실제 시도하는 모습도 자주 접하게 됐다. 모터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더베스트랩'은 이 자동차의 '1호 출고차'를 이용해 드리프트를 시연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영상 업로드 3주 만에 조회수는 43만건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단순한 '시연'이 아닌 '스포츠'로서의 드리프트는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의 모터스포츠 다이어리를 통해 다뤄보기 앞서 드리프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드리프트의 4단계, 턴인-드리프트-유지-마무리>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드리프트를 하는 자동차를 보면, 네바퀴가 진행방향을 향해 놓여있지 않고 마치 옆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을 사이드웨이(Sideway)라고 일컫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드리프트를 크게 ① 턴인(Turn in), ② 드리프트 유발, ③드리프트 유지, ④ 드리프트 마무리 등 4단계로 구분한다.
 
① 턴인(Turn in)
드리프트는 선회 과정에서 오버스티어를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인 만큼, 시작은 턴인에서 비롯된다. 앞서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16) 피할 수 없는 두가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중) 오버스티어>를 통해 어떠한 환경에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지 살펴본 바 있다.  
 
[사진 인제스피디움 드리프트컵 페이스북]

[사진 인제스피디움 드리프트컵 페이스북]

오버스티어는 전륜 타이어가 접지력의 한계를 넘어서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밀려나가는 언더스티어와는 달리, 전륜이 설정한 각도보다 후륜에 가해지는 구심력이 더 커지게 되는 상황이다. 뒷바퀴의 구심력이 더 커지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자동차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봤을 때, 차량 뒷부분에 하중이 실리지 않아 코너링 과정에서 관성에 따라 날아가는 경우. 그리고 스티어링휠을 꺾은 상태에서 차량이 정상적으로 코너링을 하고 있을 때, 순간적으로 후륜에 출력이 쏠려 미끌어지는 경우다.  
 
② 드리프트 유발
앞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상황을 간략히 살펴봤다면, 이번엔 고의적으로 이를 일으키는 방법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아보자. 뒷바퀴의 미끌어짐을 유발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급격한 스로틀 개방(액셀레이터 밟기)', '급격한 클러치 조작', '급격한 기어 조작', '일시적인 핸드브레이크 조작', '급격한 스티어링휠 조작'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차량의 균형이나 타이어의 접지력을 순간적으로 잃게 만드는 행위다.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후륜구동 차량을 예로 들어보자. 액셀레이터를 순식간에 깊이 밟는다면, 갑작스러운 출력 전달로 후륜은 미끌어지게 된다. 또, 갑작스럽게 기어를 한 단 내리게 되는 경우, RPM이 급상승하며 마찬가지로 후륜에 갑작스러운 출력 전달이 이뤄지게 된다. 클러치를 발로 차듯 급격히 밟았다 때는 행동(클러치 킥, Clutch kick)이나 커브를 앞두고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흔드는 행동(스칸디나비안 플릭, Scandinavian flick)은 차량의 급격한 전후 또는 좌우 하중이동을 불러 균형을 흐뜨리게 된다. 선회 도중 핸드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경우, 순간적으로 뒷바퀴가 잠겨 차량은 구심력에 의해 미끌어지게 된다.
 
③ 드리프트 유지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일시적으로 차량의 균형을 흐뜨린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균형 상태를 일정히 유지시키는, '비정상의 일상화'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손과 발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영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앞서 오버스티어를 다룬 순서에서 카운터스티어(Counter steer)를 언급한 바 있다. 차량의 앞부분이 향한 방향과 반대로 스티어링휠을 꺾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말해, 차량의 뒷부분이 흐르는 방향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은 비로소 '사이드웨이'로 움직이게 된다.
 
그저 카운터스티어만 한다고 드리프트가 가능할까. 속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드리프트는 물거품이 된다. 속도가 떨어짐에 따라 네바퀴는 다시 접지력을 되찾게 될 것이고, 그럼 불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후륜 타이어의 접지력을 초과하는 출력을 지속적으로 내뿜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내뿜는 힘 만큼 카운터스티어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
 
④ 드리프트 마무리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사진 드라이빙패스트닷넷]

언제까지고 불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만은 없다. 차량을 안정적으로 멈추려면 결국 네바퀴는 접지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드리프트의 마무리는 오버스티어에서 탈출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드리프트에 익숙한 상황에서 오버스티어를 벗어나 안정적으로 차를 멈추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그립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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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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