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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미에 맞춰 … 삼성전자, 선물 보따리 풀었다

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 베리 카운티에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윌라드 호텔에서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가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3억8000만 달러(약 4350억원), 새로 생길 일자리는 약 950개 정도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공장이 들어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의 부지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세탁기 공장이 들어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의 부지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출국과 함께 알려진 건 우연이 아니다. 재계는 문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다양한 투자 소식을 담은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트럼프의 통상 압력 완화 등 포석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세탁기 공장
4350억 투자, 일자리 950개 생겨
LG는 테네시 가전 공장 본계약

 
방미 기간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가전 공장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모두 2억5000만 달러(286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이 공장은 다음달 착공에 들어간다. SK그룹은 제너럴일렉트릭(GE)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및 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서 자율주행 및 친환경 자동차 등의 신기술 개발에 5년간 31억 달러(3조5000억원)를 쏟겠다는 발표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방미 경제인단 중 공기업으론 유일하게 포함된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셰일가스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소식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선물 보따리는 일석 삼조의 노림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완화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 개혁의 칼날도 누그러뜨리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의 이미지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공장이 대표적이다. 일자리 확대를 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삼성전자를 대놓고 압박해왔다. 삼성이 미국에 가전 공장을 짓는 것을 확정하기도 전에 관련 보도를 트위터에 옮기며 “고마워요. 삼성(Thank you, Samsung)”이라고 적는 식이었다.
 
압박은 갈수록 심해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미국 가전회사 월풀의 청원에 따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수입제한) 조사에 들어갔다. 그동안 “삼성·LG전자가 멕시코와 중국서 만든 세탁기를 덤핑해서 판다”고 주장해 온 월풀이 또 한번 정부에 도움을 청한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ITC가 월풀의 피해를 인정하면 삼성과 LG는 관세나 수입제한 조치로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된다”며 “두 회사 모두 미국 공장서 생산하기로 한 품목이 세탁기인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두둑한 선물 보따리로 문 대통령의 기를 살리려는 노력은 현 정권의 재벌 개혁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한·미FTA 재협상 논란 등으로 한·미 관계는 잔뜩 얼어붙은 상황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데는 투자 약속만한 윤활유가 없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뼛속까지 기업인인 트럼프를 웃게 하려면 투자 약속만큼 좋은 화제가 없다”며 “트럼프에게 ‘7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안보를 보장받은 일본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로부터 개혁 압박을 받는 재계는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계획 발표는 미국 시장 안에서 기업 이미지를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미국 가전시장 1, 2위로 올라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공장을 짓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는 인식까지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감안하면 삼성과 LG의 미국 공장 설립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공장은 인건비 부담이 크긴 하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손해보는 투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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