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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미 대륙 횡단해 한국전 참전용사 만나 감사 메시지 전한 20대 청년들

한국전 참전용사에 전할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자전거로 미 대륙 6000㎞ 넘게 달린 20대 젊은이들이 있다.  
 

충남 거주 임태혁·이윤희(28)씨 지난 3월 2일부터 70일간 미 대륙 자전거 횡단
워싱턴DC참전용사 마을 찾아 한국인들의 감사 메시지 800여개 전달
임씨 등 지난 10월부터 서울·대전·천안 등서 시민 상대로 감사 메시지 받아
이들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희생정신 본받아 자유 지켜준 미국 참전용사에 감사 마음"
미국 횡단 길에 많은 미국인들과 한국전 대화하고 도움 받기도

자전거 메신저 역할을 한 주인공은 임태혁(28·충남 천안시 용곡동)씨와 그의 중·고교 때 친구 이윤희(28·충남 아산시 배방읍)씨 등 2명이다. 임씨는 지난 2월 목원대를 졸업했고, 이씨는 고교를 졸업하고 부모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임태혁씨와 이윤희씨가 지난 5월 10일 자전거를 타고 미국 워싱턴 DC 참전용사의 마을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김태혁씨]

임태혁씨와 이윤희씨가 지난 5월 10일 자전거를 타고 미국 워싱턴 DC 참전용사의 마을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김태혁씨]

 
임씨와 이씨는 지난 3월2일(현지 시간) 미국 LA를 출발해 캘리포니아·애리조나·유타·콜로라도·뉴멕시코·오클라호마·미주리·오하이오·펜실베니아·뉴저지 등 15개 주를 거쳐 70일 만인 5월 10일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이들은 워싱턴 DC에 있는 참전용사마을(AFRH·Armed Forces Retirement Home)을 찾아 한국인들이 적은 메시지 800개를 전달했다. 
임태혁(왼쪽 둘째)와 이윤희(맨 오른쪽)씨가 워싱턴DC참전용사 마을 박물관에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책자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임태혁씨]

임태혁(왼쪽 둘째)와 이윤희(맨 오른쪽)씨가 워싱턴DC참전용사 마을 박물관에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책자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임태혁씨]

 
임태혁와 이윤희씨가 한국인들에게 받은 미국 참전용사 격려 메시지. 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과 대전 등을 오가며 시민들로부터 800개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 임태혁씨]

임태혁와 이윤희씨가 한국인들에게 받은 미국 참전용사 격려 메시지. 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과 대전 등을 오가며 시민들로부터 800개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 임태혁씨]

참전용사 마을은 1800년대 남북전쟁 이후 링컨 대통령이 퇴역군인들을 위해 만들었다. 마을 주민 450여명 가운데 한국전 참전용사는 120여명이다.
 
임씨 등이 전한 메시지는 참전용사 마을에 있는 박물관에 전시됐다. 메시지는 임씨가 인터넷 등에서 한국전 관련 사진 등 800점의 자료를 모아 책자에 담긴 포스트잇에 적혀 있다. ‘참전용사 그분들 덕분에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고 가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민주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등의 내용으로 한국인들이 전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 DC 참전용사 마을 박물관에 전시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 메시지.[ 사진 임태혁씨]

미국 워싱턴 DC 참전용사 마을 박물관에 전시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 메시지.[ 사진 임태혁씨]

 
이번 프로젝트는 임씨가 주도했다. 임씨는 대학 4학년 때인 지난해 2월부터 “한국전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희생정신을 되새기기며 미국에 있는 참전용사에 감사의 뜻을 표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사실상 한미동맹의 상징인데도 잊혀가는 게 안타까웠다”며 “늦기 전에 한국전쟁과 참전용사에 대해 재평가를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했다.  
 
임씨는 이동 수단으로 평소 좋아하는 자전거를 택했다. 그는 "한국인의 메시지를 참전용사들께 직접 자전거로 배달해 보답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임씨는 절친인 이씨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동참을 권했다. 마침 이씨의 할아버지 이철우(90) 옹도 한국전 참전용사다. 이씨는 “친구가 생각한 계획이 너무 의미가 있는 것 같아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임태혁씨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에게 참전용사에 전할 메시지를 받고 있다. [사진 임태혁씨]

임태혁씨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에게 참전용사에 전할 메시지를 받고 있다. [사진 임태혁씨]

 
임씨의 할아버지 고(故) 임해동 옹은 한국전쟁 때 북한 출신으로 구성된 8240부대(일명 갤로부대) 요원이었다. 갤로부대는 북한 내부에서 정보·첩보를 수입하고 적 후방 교란 등의 특수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유엔군, 미군의 지휘로 움직인 부대로 분류돼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임해동 옹은 10여년 전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지난해 아르바이트와 용돈 등을 모아 1인당 400여만원씩 경비를 마련했다. 중고 자전거 한대씩을 구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서울·대전·세종 등을 오가며 길거리에서 ‘참전용사에게 전할 메시지’를 받았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나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도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감사 인사’를 부탁했다. 임씨는 “촛불이나 태극기 집회현장에서 많은 국민들이 메시지를 적어 줬다”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념을 초월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미국횡단 길은 쉽지 않았다. 토네이도를 만나 마을 대피소로 대피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 그 때마다 많은 미국인들이 도움을 줬다. 오클라호마 시티에서는 자전거가 지날 수 없는 다리를 만났는데 미국 경찰이 트럭에 태워줘 이동할 수 있었다. 텍사스 주에서는 우연히 한국전 참전용사 미국인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피츠버그 등에서는 미국인이 집에서 재워주고 용돈을 주기도 했다. 식사는 대부분 라면이나 햄버거로 해결했다.  
 
임태혁씨가 미국 횡단 도중일리노이주 마샬에서 미국인 글렌버스커크씨와 부인 마리아를 만나 그의 집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임태혁씨]

임태혁씨가 미국 횡단 도중일리노이주 마샬에서 미국인 글렌버스커크씨와 부인 마리아를 만나 그의 집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임태혁씨]

이씨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결코 공짜로 얻은 게 아니며, 본적도 없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호주·터키·에티오피아 등 한국전쟁 때 참전했던 세계 여러 나라를 찾아가 참전용사를 만나 한국인들의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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