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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한 정부, ‘여론’에 존폐 맡겨

30%가량 지어진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의 존폐 여부가 ‘시민배심원단’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는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중단한다.
 
정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짓고 있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향후 방향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문 대통령이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신고리 5, 6호기는 지난달 기준 공정률이 28.8%로 들어간 공사비만 1조6000억원이다.
 
국무회의 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공사를 영구 중단하면 이미 집행한 공사비와 보상비용까지 총 2조6000억원이 들고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또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는 공론화위원회가 선정하는 시민배심원단에 의한 ‘공론조사’ 방식으로 약 3개월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공론조사란 찬반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배심원단을 구성해 균형 잡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 뒤 토론을 벌여 공론을 만드는 방식이다. 예컨대 처음엔 찬반이 절반씩이었지만 토론을 통해 한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지면 이를 채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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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에서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 등 환경 관련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활용했다. 공론조사는 10인 이내로 구성되는 공론화위원회가 담당한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지역 주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선우 서생주민협의회 사무국장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잠정중단 소식은 큰 충격”이라며 “원전 건설이 영구 중단될 경우 피해자는 지역 주민 전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형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사무국장은 “공사 임시중단 결정에 환영한다”며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이 탈핵으로 가는 정부의 첫 번째 실천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정부가 원전 건설 같은 장기적인 안목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을 일반시민들이 결정하도록 넘겨 버린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5년 이상 걸리는 발전소 건설은 한 번 정책이 잘못 집행되면 오랜 기간 전력 수급에 차질을 준다”며 “이런 사안을 비전문가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 위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 발전용량 1기당 1400㎿ 국내 최대 규모
● 착공시작 2016년 6월 ● 공정률 28.8%
● 준공 예상 2021년(5호기), 2022년(6호기)
※공정률과 공사비는 5월 말 기준
[자료 : 한수원]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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