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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단계적 접근 vs 포괄적 해결 … 한·미, 북핵 시각차 좁힐까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28일 오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다. 순방기간은 다음달 2일까지 3박5일이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부 동반 만찬을 한 뒤 30일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회담 최대 의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접근법 모색이다.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미의 접근법은 각각 ‘단계적 접근’과 ‘포괄적 접근’. 일각에선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로 해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 2단계 해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며 첫째는 동결이고 둘째는 완전한 폐기”라고 밝혔다. 단계적 접근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햇볕정책 2.0’ 버전인 셈이다.
 
미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다음 날 “미국과 협력을 위해 북한은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비핵화”라고 못 박았다. 협상의 끝은 비핵화이고, 북한이 그런 의지를 보일 때에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단계적 접근에 대한 미국의 거부감은 1993년 북핵 위기가 불거진 이후 거듭된 실패의 기억 때문이다. 동결→검증→폐기의 단계적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은 각종 지원만 챙겼고 결국 핵·미사일 능력은 미 본토를 위협할 만큼 고도화됐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해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13억5000만 달러(약 1조5000억여원)를 지원하면서 20년간 북한 비핵화에 애썼지만 실패했다”고 한 언급은 단계적 접근법에 대한 미국의 반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 2013년 2·29 북·미 합의 등은 모두 단계적 협상의 굵직한 결과물이었다”며 “하지만 북한은 네 차례 모두 합의를 깨고 핵·미사일 위협을 강화해 왔다는 게 미국의 기본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워싱턴 발언, 즉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 시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배치 축소’나 중국의 ‘쌍(雙)중단(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미국은 반대한다. 특히 문 특보의 제안을 한국의 새 정부가 띄우는 ‘애드벌룬’으로 보는 게 위싱턴 기류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포괄적 접근을 주장한다. 체제 보장, 평화협정 체결, 경제 지원, 북·미 관계 개선 등 북한의 요구조건을 북핵·미사일 폐기와 일거에 협상·해결한다는 것이다. 선결조건은 북한의 분명한 비핵화 의지 표명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숨통’ 역할을 해 온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단계적 어프로치에 관심이 없다. 동결부터 얘기하다 조건이 맞으면 비핵화한다는 협상은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이 과실만 챙기는 ‘전술적(tactical) 대화’가 아니라 진짜 비핵화에 나서는 ‘전략적(strategical) 대화’에 나오게 하려면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의 포괄적 접근법은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에 강력한 압박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그랜드 바겐 2.0’”이라고 분석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한 세미나에서 “9·19 공동성명 등에는 후속조치 규정이 없었다.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된 데는 북한 책임만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책임이 없는지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가 공동의 대북 접근법에 합의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차세현·강태화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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