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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계약직 근로자들 29일 '최대' 파업… 급식 차질 우려

지난 27일 서울 정부청사별관 앞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노동자 1만명 엽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완전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규직 염원이 담긴 1만명의 엽서를 일자리위원회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서울 정부청사별관 앞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노동자 1만명 엽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완전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규직 염원이 담긴 1만명의 엽서를 일자리위원회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29~30일 이틀간 전국 초·중·고교에서 조리사·방과후강사·사서 등 학교 내 종사자 중 많게는 3만 명이 파업할 것으로 보인다. 방과후 수업, 행정 업무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조리사·영양사·사서·강사 등 29~30일 파업
"조합원 9만명 중 3만명 참여, 역대 최대"

학교 따라 급식, 방과후 수업 등 차질 우려
지난해도 530여 학교에서 급식 중단 사태

새 정부 출범 후 '처우 개선' 기대감 커져
근속 수당 인상, 무기계약직 전환 요구

29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전국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 소속원 중 학교 내 종사자들 모임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이하 연대회의)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초중고교 내  종사자들의 파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연대회의의 민태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사무처장은 "세 개 노조의 조합원 9만명 중 약 3만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2012년부터 매해 파업을 해 이번 파업은 올해 6번째다. 29일은 시도별로, 30일엔 서울에 모여 집회를 열 계획이다.   
 
파업 규모에 따라 일선 학교에선 급식, 방과후수업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영양사·조리사·조리원 등 급식실 관련 종사자도 파업에 참여한다. 실제 2012년 파업 때는 전국 초·중·고 학교 중 1217곳, 2014년엔 905곳, 지난해 4, 6월 두 차례 파업 때는 모두 531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교육부·교육청은 파업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6일 각 학교에 파업 대응 매뉴얼을 보냈다. 학교 급식이 중단될 경우 도시락을 싸오도록 학부모에게 안내하거나 빵과 우유 등으로 급식을 대체하도록 안내했다. 서울시교육청 김양주 총무과 공무원단체 담당 서기관은 “문제가 발생할 시 실시간으로 대응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학교 내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 논의는 필요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학생의 수업권과 건강권이 침해받아서는 안된다. 학생·학부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내 종사자들 노조는 올 연초부터 시도 교육청과 임금협상을 벌여오다 기본급 3.5% 인상 외는 합의점을 못 찾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학교 내 종사자 중 정규 교사나 공무원이 아니면 교육청 혹은 학교에서 직접 고용하기 때문에 교육청 등과 협상해 처우 등을 정하고 있다.
 
이번 파업이 주목 받는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공공부문 내 종사자들 사이에서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예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학교 내 종사자들의 요구는 시도별로 차이가 있으나 공통 요소는 무기계약직의 근속수당 인상과 기간제 중 전일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이다. 구체적으론 ▶학교회계직 중 무기계약직 11만6000여 명의 근속수당을 현재 월 2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고 ▶무기계약직이 아닌 기간제 근로자 중 전일제로 일하는 인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2016년 기준 1만1632곳)에서 정규 교사나 공무원이 아닌 계약직 상태의 종사자는 37만여 명에 이른다. 전체 학교 종사자의 41%에 해당한다. <그래픽 참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들은 ▶교무·행정 업무 보조, 사서, 상담사, 돌봄교실, 조리사·급식원 등 학교회계직 14만1173명 ▶영어회화·스포츠·방과후학교 등 강사 직종 16만4870명 ▶기간제 교사 4만6666명 ▶위탁업체 파견ㆍ용역 2만7266명 등이다. 이들이 맡는 직종은 50여 개에 이른다. 고용 방식은 주 15시간 미만 초단기 계약직부터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까지 다양하다.  
 
정규 교사나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가 학교에서 이처럼 많아진 것은 1990년대 후반 이후의 교육복지 확대 때문이다. 정규수업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수준별 수업, 특기 적성 교육을 위해 1996년 방과후 학교가 시작됐다. 여기에 2010년 초·중학교 무상급식, 2013년엔 초등학교 돌봄 교실이 도입됐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공교육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정규 교원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가 늘어났다. 교원 정원은 법규로 묶여 있다 보니 교육부·교육청이 그때그때 예산 규모에 따라 단기 혹은 무기계약직 인력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계약직 근로자들은 정규교원·공무원과 처우 격차가 크다며 불만스러워 한다. 배동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현행 체제에선 오래 일할수록 정규직과 임금 격차가 더 커진다.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1년 근속에 월 2만원인 현행 근속 수당을 5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계약직 영양사의 경우 정규직 대비 월급이 첫해엔 70.5%에서 10년차엔 57.1%로 격차가 커진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조리사 박모(49·무기계약직)씨는 “12년 간 근무했는데 월급은 145만원으로 정규직의 60%에 못 미친다. 정규직 채용까지 아니더라도 격차만은 줄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예산이다. 진보교육감이 이끄는 서울시교육청과 경기교육청도 예산 확보를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근속 수당, 정기상여금 인상(현행 50만원→100만원) 등 노조 요구를 수용하려면 매해 서울은 1500억원, 경기도는 3000억원이 들 것으로 교육청은 추산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가뜩이나 교육청 예산 중 인건비 비중이 높은 상태다. 추가 예산 확보 없이 1000억원 이상 지출이 늘면 각종 교육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일제 단기 계약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요구도 교육청과 학교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북의 B초교 교장은“방과후 학교 강사 직군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수요에 따라 채용 여부가 매우 가변적이서 업무 성격상 단기 계약직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은 일단 다음달 고용노동부가 내놓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지켜본 뒤 노조들과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나 협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숫자가 급감해 학교 내 종사자 숫자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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