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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학교처럼 보이지 않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미래 세대는 학생이 자신의 직업을 창조해야 합니다. 이제는 학교처럼 보이지 않는 학교, 교사가 아닌 교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4차 산업 혁명에 걸맞는 교육의 변화가 세계적 화두가 됐다. 멕시코의 유대인 사립학교 CHMD(Colegio Hebreo Maguen David)는 미국이나 유럽의 교육 전문가들도 주목하는 곳이다.  2015년부터 혁신을 시작한 이 학교는 학생들이 무언가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디지털 도서관과 방송 제작 스튜디오가 포함된 미디어랩 등을 마련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교육은 기본이다.
CHMD의 릴라 핀토 교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교육 혁신 이야기를 들어봤다. 핀토 교장은 미국 콜롬비아대학 부교수를 거쳐 멕시코 센트로대학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 교수직도 겸하는 교육혁신 전문가다.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사진=CHMD]

 
-교육 혁신을 시작한 이유는. 
"기술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나가야 하는 새로운 세대가 태어났다. 당연히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생각해야 했다. 가장 먼저 교사들의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교실 앞에 선 유일한 지식 전달자에서 배움의 과정을 지원해주는 조력자로 변화시켰다."
 
-교사들의 저항은 없었나.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는 그랬다. 익숙한 방식을 바꾸기 어려웠을 것이다. ‘검증된 모델’을 버릴 수 없다는 이유를 대기도 했다. 하지만 혁신을 위해 새 교사를 찾는 대신 기존 교사들을 배움의 길로 초청했다.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나가기 위해서다. 우리는 매주 교수법을 바꾸기 위한 훈련을 했다. 교사들의 경험을 확장시키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멘토로 초대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다양한 공간에서 협업과 배움이 이뤄진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다양한 공간에서 협업과 배움이 이뤄진다. [사진=CHMD]

 
-메이커 스페이스가 학습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는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최초로 도입했다. DIY(Do It Yourself) 정신에 따라 무언가를 만듦으로써 동기부여를 하는 공간이다. 아두이노(오픈소스 방식의 기판)를 활용하거나, 오토캐드(3D 설계 소프트웨어)와 3D프린터를 사용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무언가를 만든다. 전기오븐·핀셋·드릴·바늘·재봉틀 같은 도구도 사용한다. 학생들은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학·수학 등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비판적인 사고력도 기를 수 있다.”
 
-편견일 지는 모르겠으나 멕시코에 이런 혁신적인 모델이 있다는 데 놀랐다.
 
“기존의 형태를 파괴하는 수많은 교육 사례가 세계 도처에 있다. 우리는 미국은 물론 핀란드와 에콰도르·아르헨티나·스페인 등의 혁신 모델을 답사했다. 우리의 교육 모델이 무에서 창조된 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멕시코 교육부에서 우리 학교를 미래 교육의 모델로 제시하는 등 다른 학교에 영감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다.”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전동 자동차를 조립하는 학생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전동 자동차를 조립하는 학생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메이커 스페이스에는 전동 드릴, 렌치 등 각종 장비가 마련돼 있다. 교사는 '메이커 스페이스 랩장'의 역할을 맡아 학생들이 도구를 안전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메이커 스페이스에는 전동 드릴, 렌치 등 각종 장비가 마련돼 있다. 교사는 '메이커 스페이스 랩장'의 역할을 맡아 학생들이 도구를 안전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CHMD]

 
-'학교 같지 않은 학교'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공간도 대화한다고 생각한다. 공간은 무언가를 할지 말지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창의적인 사고를 높여준다. 요컨대 '배움이 즐거운 공간'이다. 옥상에도 실외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어 교실 안팎 어디에서든 실험할 수 있다. 미디어랩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방송과 음악 등을 제작하면서 외국어와 각종 디지털 프로그램의 조작 능력을 습득한다. 생태정원에서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작물을 기를 수 있다. 새로운 공간 구성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 이탈리아 ‘A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미디어랩에는 방송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자체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 내보낸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미디어랩에는 방송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자체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 내보낸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미디어랩에서는 학생들이 배운 것을 다양한 언어로 소화해 표현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사진=CHMD]

멕시코에서 미래 교육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CHMD 학교. 미디어랩에서는 학생들이 배운 것을 다양한 언어로 소화해 표현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사진=CHMD]

미디어랩 내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만들어보는 학생. 교사는 '미디어랩장'을 맡아 학생들의 작업을 도와준다. [사진=CHMD 제공]

미디어랩 내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만들어보는 학생. 교사는 '미디어랩장'을 맡아 학생들의 작업을 도와준다. [사진=CHMD 제공]

 
-학생들의 반응은.
“만 2세부터 18세까지 모두가 새로운 접근방식을 흥미로워한다. 새로운 공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그들의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새로운 교육을 만들 수 있었다.”
 
학교 정원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연주하는 학생들. [사진=CHMD 제공]

학교 정원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연주하는 학생들. [사진=CHMD 제공]

학교 정원은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전 연령의 학생들이 뒤섞이는 시간이다. [사진=CHMD 제공]

학교 정원은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전 연령의 학생들이 뒤섞이는 시간이다. [사진=CHMD 제공]

-부모들의 반대는 없었나.
“우리도 처음엔 1인 1기기(아이패드 혹은 맥북) 같은 정책에 반대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우리를 신뢰해줬다. 웹사이트·소식지로 자녀들의 성취를 전하고 소셜미디어와 e-메일로 직접 소통한다.”
 
-한국은 표준 교육과정이 있는데.

“우리도 선택의 여지 없이 멕시코 교육부의 교육과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시간표를 재구성하고 커리큘럼을 분할해 개인화 교육으로 연결시켰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CHMD 학생들은 방과후를 어떻게 보내나.
“학교에서 오전 7시 40분부터 오후 2시 40분까지 머문다. 예술이나 스포츠 관련 방과후 활동을 선택한 경우엔 4시 30분에 끝난다. 숙제는 많지 않다. 하교 후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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