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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물묘지 600곳 '정부예산·기부금' 운영 … 일본, 화장시설 갖춘 트럭이 집 앞까지 찾아가

김안나씨(오른쪽)와 언니 김베네씨가 24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반려동물 장묘업체에서 7년간 기르던 반려견 ‘신비’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안나씨(오른쪽)와 언니 김베네씨가 24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반려동물 장묘업체에서 7년간 기르던 반려견 ‘신비’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의 한 반려동물 장묘업체. 김안나(37·여)씨가 품에 꼭 안고 있던 닥스훈트 ‘신비’의 사체를 장례지도사에게 건넸다. 장례지도사는 1층 염습실에서 신비의 몸을 알코올에 적신 탈지면으로 닦아냈다. 이어 신비에게 수의를 입히고 나무관에 넣었다. 관에 담긴 신비는 염습실 옆 추모실로 옮겨졌다. 김씨 가족은 차례로 신비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반려동물 ‘웰 다잉’도 고민할 때
까다로운 장묘시설 문턱 낮추고
화장 방식 다양화해 가격 인하를

“우리 예쁜 신비야, 네 덕분에 행복했어. 저 세상에선 아프지마. 고마웠고, 사랑해.”
 
유골을 가공해 얻은 기념석. [김현동 기자]

유골을 가공해 얻은 기념석.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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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차례로 신비 앞에 국화꽃 몇 송이를 놓았다. 신비가 추모실 옆 화장로에 들어가자 김씨 가족은 오열했다. 김씨 가족은 7년 전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해 온 신비를 지극 정성으로 키웠다. 아픈 데 없이 건강하던 신비는 지난주 15일 척수연화증 진단을 받은 후 23일 세상을 떠났다. 신비의 유골은 가공을 거쳐 200여 개의 기념석으로 만들어졌다.
 
김씨에게 신비의 장례는 가족의 장례와 같았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김씨 가족은 차로 한 시간 넘는 거리인 장묘업체에 오기 위해 하루 일정을 비웠다. 김씨는 “신비와 함께 기르던 코커스패니얼 ‘진’이가 이달 1일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도 장례를 치러줬다”며 “함께 살아온 반려견의 마지막 길을 제대로 함께해주는 게 주인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가 신비의 장례를 위해 쓴 비용은 약 85만원이다. 김씨는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추모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 이 방법을 택했다. 신비의 노후를 대비해 외식비를 아껴가며 저축해 둔 돈을 썼다”고 했다.
 
반려동물의 장례식이 한국에선 이례적이지만 해외에선 보편화돼 있다. 위쪽부터 경기도 광주시의 한 반려동물 장묘업체에서 21년간 기르던 몰티즈 ‘코코’의 유골함을 바라보는 권미진(가명)씨. [김현동 기자]

반려동물의 장례식이 한국에선 이례적이지만 해외에선 보편화돼 있다. 위쪽부터 경기도 광주시의 한반려동물 장묘업체에서 21년간 기르던 몰티즈 ‘코코’의 유골함을 바라보는 권미진(가명)씨. [김현동 기자]

장묘업체 건물 3, 4층에 있는 납골당에는 반려견·반려묘들의 유골함 50기가 놓여 있었다. 유골함 주변에는 인형·편지, 반려동물의 생전 사진, 반려동물이 좋아하던 사료 등이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29)씨는 두 달 전 세상을 떠난 몰티즈 ‘코코’를 추모하기 위해 주말마다 이곳에 온다고 했다. 그는 “21년 동안 키운 반려동물을 잃고 우울감을 느끼는 ‘펫로스(Pet Loss) 증후군’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자주 와 보면서 위로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납골당 봉안료는 40만~90만원(2년 기준)이다. 자리에 따라 값이 다르다. 올 2월부터 운영 중인 이 장묘업체의 이용객수는 하루 평균 5~6명이다.
 
반려동물이 죽어서 신비와 같은 대우를 받는 건 국내에서는 아직 이례적이다. 간단한 장례식조차 없이 주인과 이별하는 반려동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걸맞지 않은 부족한 인프라는 반려동물의 ‘존중받지 못하는’ 이별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 장묘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미국 뉴욕주에 있는 하츠데일 반려동물 공동묘지. [사진 하츠데일 공동묘지 홈페이지]

미국 뉴욕주에 있는 하츠데일반려동물 공동묘지.[사진 하츠데일 공동묘지 홈페이지]

미국은 600여 곳의 반려동물 공동묘지가 있다. 대부분 주(州) 정부예산이나 비영리단체에 모인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 반려동물 장묘업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장묘업체는 화장시설을 갖춘 이동형 트럭도 운영하고 있다. 이 트럭은 신청자의 집 앞까지 찾아가 반려동물의 사체를 화장해준다.
 
일본의 업체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화장시설을 갖춘 트럭. [사진 pet594car 홈페이지]

일본의 업체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화장시설을 갖춘 트럭. [사진pet594car 홈페이지]

조윤주 서정대 애완동물과 교수는 “장묘업체들이 화장 서비스 방식을 다양화해 가격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선 여러 동물을 몇 개의 구획으로 나뉜 하나의 화장로에 넣고 화장하는 방식을 도입해 이용료를 10만원 안팎으로 낮췄다”고 소개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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