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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나기 전 전직 주미 대사들에게 족집게 자문 구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직 주미대사들에게 '족집게 자문'을 구했다.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하는 문 대통령은 28일 출국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이날 오전 주미대사를 지낸 이홍구ㆍ한덕수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양성철 전 의원, 이태식ㆍ최영진 전 외교부 차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1시간 30분 동안 간담회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주미국대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주미국대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이 먼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동맹 강화의 기반을 탄탄히 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회담에 임하는 생각을 설명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정상간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해나갈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전직 주미대사들은 첫 만남인 만큼 ‘성과’보다는 ‘큰 틀의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을 많이 건넸다고 한다. “구체적 현안 논의보다 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보다 큰 틀에서의 공조 기반을 다지는 게 바람직하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관련국과의 협력 방안 등 두 정상간 큰 공감대 마련을 기대한다”, “가장 큰 목표는 우의를 다지는 것으로 첫 번째 정상회담에 너무 많은 걸 걸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들이었다.
 
양국이 민감하게 느끼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문제를)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공감대를 표현하는 수준에서 답변하는 게 좋겠다”고 여러 참석자가 조언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주미국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주미국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홍석현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초청하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태식 전 차관은 “SS레인 빅토리호를 경남 거제시로 예인해 전시하면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청소년에게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ㆍ25 전쟁 중인 1950년 12월 흥남철수 당시 피란민을 태웠던 ‘SS레인 빅토리호’는 미국 LA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산페드로 항에 정박해 있다.
 
이 전 차관은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 지역을 강타해 큰 피해를 입혔을 때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재해지원금 30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340억원)를 지원했던 걸 거론하라는 조언도 했다. “미국이 가장 어려울 때 우리 정부가 미국에 건넨 지원금이 전 세계에서 3위 규모였다”는 걸 알리라는 것이다. 
 
전직 대사들의 조언을 들은 문 대통령은 대화 시작때와 마찬가지로 “성과에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과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여러 원로들께서 미국 외교가와 교분이 많으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해달라”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3일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두 차례 한ㆍ미 정상회담을 준비했고, (정상회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고, “문 특보는 가장 최근 미국을 방문해 현재의 기류를 가장 정확히 알기 때문에 반드시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허진·위문희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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