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현장에서]스무살 청년 성폭력 의혹 제기한 자유한국당의 허탈한 검증

지난 23일 오전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 등 10명은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의 아들 안모(20)씨에 대해 “(고교 시절) 성폭력이라는 새로운 범죄 사실 의혹이 발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아버지인 안 전 후보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교 퇴학 처분이 경감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안씨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폭로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안경환 아들 성폭력 의혹”
사실 아니라는 반박에 “의혹제기니까…”
관련 교사 "확인 전화 한 통 안 받아"
안경환 측 “민ㆍ형사상 책임 물을 것”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안씨가 자신의 기숙사 방에 여학생을 들였다는 기존 의혹 외에 성폭력도 가했지만 은폐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은 “최고도의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주장의 근거로 해당 고교 교사가 2015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 학내 비리를 폭로하며 “참혹한 성폭력이 있었다”고 증언한 내용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성폭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희경, 윤상직, 주광덕, 이종배,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성폭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희경, 윤상직, 주광덕, 이종배,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그러나 본지 기자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교사와 통화해 보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왔다. 그는 “내가 당시 언급한 사례는 안씨와 관계없는 일이다. 안씨와 성폭력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앞서 안 전 후보가 아들에 대한 퇴학 처분을 막기 위해 학교에 탄원서를 냈다는 보도(본지 16일자 2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안씨의 성폭력 정황은 없었다. 선도위원회의 징계 사유는 ‘이성교제에 관한 건’(교칙 제5조) 위반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의 맥락에는 당시의 취재 때보다 더 진전된 팩트나 새로운 관련자가 없었다. 만약 성폭력 의혹이 있었다면 선도위가 아니라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어야 한다.
관련기사
 
자유한국당 측에 의혹 제기를 부인하는 교사의 발언에 대해 문의하자 “의혹 제기니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날 오전 주 의원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읽었다. 성폭력 의혹은 더 확산됐다.
 
해당 교사는 이날 오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한국당이 내 발언을 인용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바람에 아주 곤란해졌다. 사전에 내게 한 번이라도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실 관계를 점검하는 전화 한 통 없었다는 것이다.
 
안씨의 법률대리인은 기자회견 이틀 뒤인 지난 25일 “심각한 명예훼손을 초래해 형사ㆍ민사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다”며 주 의원 등 10명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26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안씨의 서울대 입학 과정 의혹을 밝히는 것이다”고 맞받았다. 의혹의 진실과 관련자들의 잘잘못은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공직자 혹은 공직 후보자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의무다. 안 전 후보가 이미 낙마했더라도 사회적 병폐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혹한 성폭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제기한 한 청년에 대한 의혹은 그 근거와 검증 수준이 너무도 무책임해 보인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남용한 것일뿐 아니라 국민을 속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