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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독도사랑 말하기 대회에?…"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독도? 독도야 당연히 우리 일본 땅이지!" "에이 무슨 소리야! 독도가 어떻게 일본 땅이야? 독도는 한국 땅이지!"

대구대서 외국인 유학생 말하기 대회
11개 국적 학생 중 일본인 포함돼 눈길
결론 맺지 못했지만 양측 입장 소개해
"무대를 통해 양국의 다리 되고 싶었다"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종합복지관 소극장. 외국인 유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독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외국인 유학생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12개 팀 중 9번째로 공연한 팀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과 독도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일본 국적의 유학생이 무대에 올라서다. 
 
일본인 유학생 2명과 베트남, 네팔 유학생 각 1명으로 구성된 '국제비빔밥' 팀은 재치 있는 연극으로 독도 문제를 다뤘다. 네팔 친구와 함께 독도를 방문한 하나(가명·여·일본)가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냐"고 묻는 친구를 위해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질문하는 것으로 연극은 시작된다. 하나의 할아버지는 한국인, 할머니는 일본인이다.
 
일본 유학생 미사토(가명·여)씨가 연기한 할머니는 "1905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일본은 독도를 일본 땅으로 편입을 시켰지. 그 때만 해도 독도는 무인도였지"라고 말했다. 베트남 학생 자엉(가명)씨가 연기한 할아버지는 "왜 독도가 무인도야. 엄연히 신라 시대 때부터 한국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던 곳인데. 독도는 우리 한국 땅이지"라고 반박했다.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이어진 대화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역사적 근거들이 소개됐다. 할머니는 "우리 일본은 1600년대부터 다케시마(竹島·독도)를 이용했어. 그 때만 해도 한국 사람들은 다케시마가 있는지도 몰랐어. 다케시마는 우리 일본이 먼저 발견했고 실질적으로 우리 일본이 먼저 이용했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할아버지는 "어떻게 한국이 독도를 모르고 있었겠어.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부터 신라의 이사부라는 장군이 살고 있었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어 "1905년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이 독도가 일본 땅임을 발표했고 이 발표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지! 독도는 지리적으로도 우리 일본과 아주 가깝다구"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독도가 일본이랑 가깝나. 독도는 울릉도와 87.4㎞ 떨어져 있고 일본의 오키섬과는 157.5㎞ 떨어져 있어 한국이랑 더 가깝단 말이야"라고 반론을 냈다.
 
네팔 친구가 "그럼 지금 독도에는 누가 살고 있나요? 한국 사람인가요? 일본 사람인가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고개를 숙였다. 할아버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종덕씨가 1965년부터 살기 시작했고 현재 김성도씨를 비롯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살고 있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포함된 '국제비빔밥' 팀이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연극 무대를 펼치고 있다. 경산=김정석기자

 
하지만 연극은 결국 결론을 내진 않았다. 손녀인 하나가 "그만 좀 싸우시라"고 말리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독도 이야기만 나오면 싸우게 되네"라고 머쓱해 했다. 하나는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은 가까운 나라잖아요. 옛날부터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비슷한 점도 아주 많아요. 오늘부터 독도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봐요"라고 말했다. 
 
연극이 끝난 뒤 참가 학생들은 이 연극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자신을 재일교포라고 밝힌 하나씨는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일본인이다. 저희가 이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사토씨는 "특히 저와 하나는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또는 일본 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하지만 용기를 갖고 이 무대에서 저희의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이 무대를 통해 양국의 다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한편 경북도와 대구대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11개 국적의 유학생들이 연극과 스피치, 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독도의 역사와 영토주권, 자연 등에 대해 발표했다. 대회에 참가한 유학생들은 27~29일 울릉도와 독도 현지 탐방에도 나선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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